2019. 9. 25. 20:23 ◑ Got impressed/By movies

(From Naver)


인도 영화는 대체적으로 러닝타임이 긴 편인 것 같다

139분이라는 꽤 긴 시간이라 지루할까 걱정했는데 헛된 걱정이었다

쇼킹한 에피소드의 연속이라 긴박감 넘치고 반전도 있고 재미 요소도 있고, 게다가 주인공이 피아니스트이니 두루두루 볼 거리와 들을 거리로 꽉 차있는 영화였다

어찌보면 잔인하고 엽기적인데 흘러가는 내용을 보자면 약간 황당하면서 웃기다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서 눈을 못 떼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영화

킬링타임용으로 신박한 스토리 전개가 재미있었다

posted by 드쏭
2019. 9. 9. 22:33 ◑ Got impressed/By movies

(From Naver)


책과 미디어를 통해서만 알고 있던 낙동강에서 자전거를 타려고 계획했었는데 비가 와서 대안을 찾다가 벌새가 딱! 9시 40분에 하길래 보러 갔다!


※스포주의

벌새는 뭐랄까.. 우리네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다양한 얘기를 촘촘히 담고 있었다. 덕분에 138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루즈하지 않고 꽉 차게 진행됐다. 지극히 평범한 은희는 내 학창시절을 떠오르게 하였고 은희를 통해 우정, 사랑, 가족, 나아가 사회 사건까지 여러 주제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은희와 주변 사람들은 어딘가 불안하고 민들레꽃처럼 바람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연약함이 느껴지는 반면, 영지는 다른 사람이 특이? 이상하다고 하지만 단단함이 느껴졌다. 깊이감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영지를 통해 감독님이 하고 싶었던 말을 전달하시지 않았을까 싶게 철학적인 대사도 있었고.


그 중 인상적이었던

'상식만천하 지심능기인' ; 얼굴을 아는 사람은 천하에 많지만 마음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되는가.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과연 나는 진실되게 마음을 나누는 사람이 몇 명일까..


재개발 구역을 지나가며, 함부로 동정하지마. 알 수 없잖아.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감정에 치우쳐 함부로 판단하지 않도록 감성적인 면이 강한 저는 반성합니다.


은희에게 남긴 편지, 어떻게 사는 것이 맞을까. 어느 날 알 것 같다가도 정말 모르겠어. 다만 나쁜 일들이 닥치면서도 기쁜 일들이 함께 한다는 것. 우리는 늘 누군가를 만나 무언가를 나눈다는 것. 세상은 참 신기하고 아름답다.

이 대사가 결국 감독님의 인생 철학을 함축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추측과 함께. 긍정적인 태도,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느껴졌다. 김보라 감독님 영화는 처음이었지만 대표 한국 여자 감독 중 한명으로써 감독님의 행보를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사람들 속에서 상처도 받지만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해가는 은희, 우리의 보통 인생인 것 같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하루 하루가 좋았다 나빴다 하는 예측할 수 없는 나날들 속에서, 꿀벌은 될 수 없을지 몰라도 벌새처럼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날갯짓을 하며 세상의 흐름에 그저 몸을 맡겨보는 것은 어떨까.

posted by 드쏭
2019. 7. 23. 12:59 ◑ Got impressed/By movies

(From Naver)


한줄 요약: 코믹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영화


각기 다른 사연들로 인생의 괴로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7명의 중년 남자들이 수중발레팀으로 뭉쳤다?! 이것만 봤을 때는 뻔한 스토리일 것 같아 볼까 말까 망설여졌다. 스토리 진행은 다른 영화들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흔하지 않은 소재라 흥미를 끌고 웃음을 유발하고 더 극적인 결말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7+1(남자단원) + 2(여자코치)’ 각자 캐릭터의 개성이 확실해서 지루하지 않았고 코믹한 에피소드들도 잘 녹아 있어서 즐겁게 봤다.

직장을 못 구하고 있거나 혹은 좋은 대우를 못 받고 있었던 그들이기에 비슷한 괴로움을 같이 나눌 수 있는 팀 안에 소속된다는 그 자체가 좋았을 지도 모르겠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같이 노력하는 동안 마음을 나누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 가는 그들. 편견에 맞선 도전이기에 더 끈끈해지지 않았을까..

극이 진행될수록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해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았다. 심지어 외적인 면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배가 홀쭉해지고 표정에 생기가 도는 등. 이런 디테일의 묘사들이 보다 리얼하게 느껴지게 했고, 필사적으로 임하는 경기 모습은 눈물이 나올 정도로 정말 감동적이었다. 결과를 바로 보여주지 않고 일출을 보며 함께 즐거움을 나누는 연출이 감동을 배가 시켜주었다.


이 영화를 통해 인생에서 소속감과 유대감 그리고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똑같은 일상에 지친 사람들, 일탈을 꿈꾸지만 고민이 많고 선뜻 발이 떨어지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더 좋게 느낄 것 같다.


백그라운드 뮤직도 좋았고 나중에 일상이 지치고 힘들 때, 한 번 더 보고 싶은 영화다.



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변하고자 하는 의지와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posted by 드쏭
2019. 7. 5. 16:57 ◑ Got impressed/By movies


(google searching: Eisenhower Foundation, KS)


인생 영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정말 좋은 영화였다.

R.J.Palacio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소설을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지만 시각적으로 와닿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화인지라 영화로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영화의 Well-made, 촘촘한 구성은 몰입도와 완성도를 높여 주어 지루할 틈이 없었으므로 waste of time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좋은 점은 Auggie 주인공이지만 Auggie 입장만이 아니라 그의 주변 인물들의 스토리도 다뤄주어서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입장이 있고,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생각할 기회를 주었다. Not everyone can be perfect.

외면이 아닌 내면의 매력과 선함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 주는 감동적인 영화. 추운 에어컨 바람 속에서 훈훈하고 따뜻함을 느꼈다.

가족, 친구,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특히, 자신의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로 괴로운 청소년들이나 20대 초반 사람들이 보면 좋을 것 같다.



와닿았던 대사들(영화 러닝 순)

“When given the choice between right or being kind, choose kind.”


Isabel Pullman: [to Auggie] We all have marks on our faces.

[pointing to her heart]

Isabel Pullman: This is the map that shows us where we’re going.

[pointing to her face]

Isabel Pullman: And this is the map that shows us where you’ve been.


Mr. Browne: Your deeds are your monuments.

Summer: I think it means that the things we do are the things that matter most.


Via Pullman: Not everything in the world is about you.

나도 한때, 지금보다 더 철이 없었을 때, '나'를 중심에 두고 일어나는 일들을 해석하려 했었고 그로 인해 상처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기에 이 말이 많이 와닿았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 나 때문이 아닐 수 있으며 그 사람만의 어떤 상황 때문일 수 있다는 것. 이걸 이해한다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덜 상처받게 될 것이고, 더 잘 어울리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Mr. Tushman: Auggie can’t change how he looks. Maybe we should change how we see.

What a beautiful remark it is! I think everyone should keep this in their mind. 한국에서 느끼는 가장 답답한 점 중 하나가 바로 이 말과 관련이 있는데, 지금 속해있는 조직도 그렇고, 심지어 가족들 중에서도, 옷을 좀 튀게 입은 사람들, 예를 들어 계절과 다르게 입거나 혹은 좀 튀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눈살을 찌푸리며 뭐라고 한마디씩 꼭 하는 경향이 있다. 그냥 그 사람은 그게 편하니까 그렇게 입고 행동하는 것이고 이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괜찮은 것인데, 그 허용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아서 외형만 보고 판단하며 이상하다고 단정지어 버리는 발언들이 나를 불편하게 한다. 이게 한국 고유의 문화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호주에서 막 들어왔을 때 느꼈던 획일화된 겉모습들에 반영되어있나 싶기도 하다. 어쨌든 난 한국 사람이니까 어쩔수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지만 조금 더 타인의 다름에 대한 포용력이 커지는 방향으로 사회가 발전하길 소망한다. 서로 덜 피곤하게 살면 좋겠다. 안 그래도 인생 자체도 고달픈데 말이다.


Mr. Tushman: Greatness lies not in being strong but in the right using of strength. He or she is the greatest whose strength carries up the most hearts by the attraction of his own.


Isabel Pullman: You are really a wonder, Auggie. You are a wonder.


Auggie Pullman: [voice over] Then again, maybe that’s kind of the point. Maybe the truth is, I’m really not so ordinary. Maybe if we knew what other people were thinking we’d know that no one’s ordinary, and we all deserve a standing ovation at least once in our lives. My friends do. My teachers do. My sister does for always being there for me. My dad does for always making us laugh. And my mom does the most, for never giving up, on anything. Especially, me. It’s like that last precept Mr. Browne gave us. Be kind, for everyone is fighting a hard battle. And if you really want to see what people are, all you have to do is look.

사람들은 다 각자의 사정들로 힘들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정말 알고 싶고 도와주고 싶다면 우선 애정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러면 어떤 부분에서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한지 찾을 수 있을지도.

posted by 드쏭
2019. 5. 9. 10:55 ◑ Got impressed/By movies

(From IMDb)


호주-독일 합작영화로, 케이트 블란쳇이 1인 13역 연기에 도전했다. 2014년 12월 단 12일만에 베를린에서 촬영 했다고 한다. 확장된 버젼은 전시용으로 130분이며, 베를린, 뉴욕, 몬트리올에서 설치됐었고, 영화 상영용은 90분 남짓이다. 2015년 호주에서 개봉하고 2017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선보였다.

German Film Awards 2018에서 Best Production Design, Best Costume Design, Best Makeup을 수상했고 그외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상 혹은 노미네이트가 되었다.

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내가 이해하기에는 영화 상식이 짧고 미술 운동에 대한 지식도 부족했나보다.

케이트 블란쳇이 캐릭터에 따라 변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헤어, 메이크업, 의상은 기본이고 살도 조절한 것 같은데, 12일만에 찍는데 이게 가능할까? 싶지만 분명 어떤 캐릭터에서는 살이 쪄보였다. 물론 연기는 말할 것도 없었다.

캐릭터에 따라 예술에 대한 주장이 달라지는데 어떤 주장은 다소 과격스러워서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었다. 구성이 실험적이어서 그 시도는 높이 살만 하나, 다소 산만해보이기도 했다. 확장된 버젼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영화는 편집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않게 잘린 부분도 있는 것 같아서 따라가기가.. 그리고 발언 위주니까 스토리가 별로 없어서 나중에는 약간 지루해지기까지 했다.

역시 케이트 블란쳇이었고, 볼거리도 있고, 시도가 좋았지만, 다소 난해하게 느껴졌던 영화 



[as a fifth-grade teacher] Now, nothing is original. OK? So you can steal from anywhere that resonates with inspiration and fuels your imagination. OK? And you can devour old films, new films, music, books, paintings, photographs, poems, dreams, random conversations, architecture, buildings, bridges, you know, trees, cloud formations, bodies of water, you know, even... even light and shadows. Now, I want you to select only those things to steal from that speak directly to your soul. All right? Now, if you do this, your work... and your theft... will be authentic. All right?





(All images from Naver)

- 포스터 색감 예쁘다


- 두 인물 배치가 마음에 든다

- 둘의 친밀감이 담긴 표정들이 좋다. 뒤의 아름다운 아이슬란드 풍경은 덤

- 색감도 예쁘고 Christian 훈훈 ㅋㅋㅋ

- 자유롭고 프리한 모습 좋다


포스터와 간략 영화 소개를 보고 괜찮을 것 같아서 선택한 영화. 하루에 두 편을 연달아 보기엔 커피의 힘을 빌려야 했지만, 다행히 129분의 러닝타임임에도 잔잔한듯 지루하지 않아서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촬영 장소는 아이슬란드의 동쪽에 위치한 Borgarfjörður eystri라는, 2011년 기준 100여 명의 인구가 사는 작은 마을이다. 그래서 사람의 손길을 타지 않은, 아름답고 광활한 자연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영상미를 높이는 매력 요소다. 반면, 이렇게 작은 마을이므로 커뮤니티가 좁을 수 밖에 없어 이웃의 시선과 말들의 비중이 크다는 것이 두 인물들에게 장애물이 된다.

친한 친구사이이면서 불우한 환경 속에서 서로에게 기대며 의지하게 되고 서서히 감정을 깨달아가는 심리묘사가 설득력 있었다고 생각한다. 성별을 차치하고서, 겉에 보이는 외모로서의 사랑이 아닌 내면적인 교감을 통해 마음을 키워가는 과정이 잘 나타난 것 같다.

풋풋하면서도 서툰 모습이 귀엽지만, 소수적인 감정이기에 안타까웠던 영화. 퀴어라는 편견을 치워놓고 본다면 영상도 아름답고 주인공도 훈훈하고 볼만한 영화




경기도민으로서 불편한 점 하나

왜이렇게 다양성 영화를 상영하는 곳이 없는지..

러브리스는 못 보고.. 미스 스티븐스 봐야 하는데 시간이 11시, 12시, 23시 이러니 볼 수가 없다. 서울 원정 가려면 왕복 3시간은 잡아야 하니 엄두가 안 나고.. 확실히 문화적인 혜택이 차이가 많이 난다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슬프구만 ㅠㅠ

posted by 드쏭
2019. 4. 11. 12:14 ◑ Got impressed/By movies

(From Naver)


친구랑 애인보다도 더 친하고 좋은 프란시스가 분리를 경험하며 성숙해지고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자립해나가는 성장 영화

사실 프란시스는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는, 즉 철이 조금 없어보였다. 소피가 남자친구랑 놀러간다고 하면 질투하고, 우리가 흔히 고등학교 아니면 20대 초반때 겪는 감정을 20대 중후반에 겪고 있으니. 하지만 이런 감정을 겪는 나이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그만큼 소피한테 의지를 많이 하고 있고 아끼니까 더 섭섭하고 서운한 것이겠지.. 게다가 좋아하는 춤을 계속 추고 싶을 뿐인데 현실은 내 맘대로 풀리지 않아서 힘들고 외로운데 친구는 잘 사는 것 같고 남자친구랑만 다니니 서러움 폭발

"Don't treat me like a three-hour brunch friend!"

 “It’s just, if something funny happens on the way to the deli, you’ll only tell one person, and that’ll be Patch, and I’ll never hear about it.”

파리를 이틀동안 간 것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 일종의 도피 및 반항의 표현이었던 것 같다. 거기서 소피랑 통화하는 내용이 와닿았다. 한때 가족보다 더 친했었지만 서먹해지고나서 오랜만에 하게 된 대화. 그런 친구에게 자신의 힘듬 대신 걱정끼치지 않기 위해 혹은 자존심 때문이든 잘 사는 척, 행복한 척 한다. 마치 내가 호주에서 그랬듯이?

또, 친구가 본인 집에서 지내라고 했을 때도 못 이기는 척 그럴수 있었겠지만 사양하고, 행정직을 제안 받았을 때도 거절하는 모습을 보면서 프란시스는 댄스에 대한 열정과 자존심이 엄청나구나 싶었다. 현실은 무지 힘들지만 타협하지 않는 고집스러움을 보면서 배고픈 예술가가 뉴욕에서 버텨나가기에 필요한 것은 그 고집일까 싶었다

나중에는 결국 약간의 타협을 하고 자신이 원하는 댄스 분야에서 호평을 받으며 긍정적인 미래를 암시하고 처음 홀로 집을 마련함으로써 자립에 성공하는 걸로 마무리된다. 특히 나는 엔딩 장면이 마음에 든다. 풀네임에서 Frances Ha만 남기면서 제목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상기시켜주는 것이


흑백이지만 세련되고 유쾌했던 영화다. 러닝타임도 95분으로 길지 않아서 부담스럽지 않고 프란시스의 밝은 에너지가 전해져서 즐거웠다. 중간 중간 현실의 벽 앞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남 일 같지 않아서 슬픈 느낌도 들었지만 'Undatable'에서는 백퍼 동감하고. 이것도 슬픈 일인가? ㅋㅋ 

posted by 드쏭
2019. 2. 1. 14:05 ◑ Got impressed/By movies


Capharnaüm(Chaos)는 2018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상 수상작,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 노미네이트되었다.

I, Daniel, Blake가 생각나면서, 인생작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충격도 받았지만 감명 깊었다. 중동 출신의 여자 감독이라 그런지 여성의 시선이 담긴, 현실적인 장면들이 많았다. 아이들이 차가 쌩쌩 지나다니는 길거리에서 주스 또는 먹을 거리를 파는 모습, 열한살에 초경이 시작되자마자(생물학적으로 임신이 가능해지자마자) 팔려갈(남편을 맞이해야할) 걱정을 해야하는 모습, 어쨌든 사랑해서 아이를 낳았지만 남편은 외면하고 홀로 아이를 지켜나가려 노력하는 모습 등. 예전 다합에서 내 머리를 실로 땋아주던 어린 소녀가 생각났다. 이 소녀도 먹고 살기 위해 길거리로 나와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었겠지.. 이렇게 관광객들 상대로 강매하는 것이 꼭 그 아이의 문제만은 아닐터.


굉장히 많은 생각을 안겨주고 가슴을 후벼파는 대사들이 있었다.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강 떠올려보면..

자인의 아버지_ "나도 이렇게 나고 자랐을 뿐이라구요. "

;그냥 이렇게 주어진 대로 어쩔 수 없이 인생을 살아가는 것뿐.

자인의 어머니_ "댁은 절대 몰라요. 알 수가 없어요. 나랑 똑같이 살아봐야 돼요. "

;자인의 변호사에게 한 말로, 변호사면 학교다닐 형편도 됐고 나름 성공한 여성이니 하층민의 인생을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렇다고 모두가 같은 상황이라도 똑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임은 명백하지만)

자인_ "개같다구요. 인생이 ㅈ같아요. "

;열두살, 열세살의 어린 나이에 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가 있을까 안타까웠다. 하지만 자인의 삶을 보면, 내가 봐도 정말 개같아보였다. 어린 아이가 보기에 어른들은 등쳐먹을 궁리나 하고 짐승같아 보이고. 책임은 안 지고 도구로 사용하려고 하고.

_ "그 말이 내 심장을 칼로 찌르는 것 같아요. "

;하나(사하르)를 가져가니 하나(새 아기)를 주셨다는 엄마의 말에 한 말.

_ "아기를 그만 낳게 해주세요. "

;생명을 경시하며 인간을 도구로 취급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감당 못할, 돌보아야할 책임을 지지 못할 아이를 계속 낳기만 하는 사람들에게.

돌봄을 당하지 못하고 그렇게 사는 게 당연한 집에서 자랐지만 여동생을 보살피는 마음을 가졌던 자인은 티게스트에게서 진정한 사랑과 돌봄을 느끼고 경험하게 된다. 티게스트랑 무슨 사이냐고 가족이라고. 요나스는 동생이라고 말하는 자인. 그 힘든 상황에서도 본인보다는 요나스 먹을 것을 챙기고 요나스를 위해 하는 행동들은 오히려 웬만한 어른들보다 더 어른스러워 보였다.

요나스 연기도 특히 대박이었는데. 고개를 홱 돌리고 자인을 따라오고. 귀여워서 오히려 웃음요소가 되었다.

자인의 그 큰 눈에서 비참, 좌절이 보여서 가슴 아팠다. 상황이 극에 달할수록 눈가가 붉게 충혈되고 자인, 요나스, 라힐 다 마르고 수척해져갔다. 길거리에서 캐스팅된 주인공들. 특히, 자인은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좀 더 사실적인 표현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그냥 날 것 그대로의.


이 영화를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오락성에 비중을 두기보다는 오히려 다큐멘터리적인 느낌이 더 강해서 살기도 팍팍한데 그런 것까지 보고 있어야 하나? 라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있겠고, 보는 동안 힘든 것도 맞지만, 우리 모두 알고 있어야 할 현실이 담긴 영화라고 생각한다. 안다고 당장 뭔가를 해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알고는 있어야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약자에 대해 안쓰럽게 여기는 마음, 사소한 일은 너그럽게 넘어가는 자비로움, 여유, 그러한 것들. 세상이 덜 삭막해질 수 있도록,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실은 누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나보다 훨씬 힘든 상황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지구 반대편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꾸 잊어버리니까 이렇게 비주얼적으로 충격을 받고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도록. 나도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을 보며 불평불만했던 걸 반성했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영화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현실에 마음쓰고 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드쏭
2018. 11. 20. 17:21 ◑ Got impressed/By movies


(Image from Cine21)


10월 31일 개봉날 약간 작은 스크린 2D로 보고, 어제 다시 MX관에서 봤다

원래 영화를 두 번 잘 안 보고 특히 영화관에서 두 번 본 영화는 아마 다섯손가락에 꼽을 것인데 이게 추가됐다. 첫 날 봤던 그 충격과 감동을 잊지 못하고 작은데에서 본 아쉬움이 커서 꼭 다시 보고 싶었다. 이미 CGV는 서울에서도 여의도를 제외하고는 (11월 17일 기준) IMAX 2D가 다 내려가서 상영관을 찾다가 어제서야 드디어!


처음 본 날 느꼈던 감동과 전율만큼은 아니었지만 DOLBY ATMOS의 사운드에 감탄했고 음악 영화는 여기서 봐야겠구나 하고 알게 됐다ㅋㅋ 보컬 뿐 아니라 연주 사운드가 좋아서 귀호강


퀸이 전설적인 밴드라는 사실 몇 개 대표 음악들은 알고 있었지만 프레디 머큐리에 대해서는 무지했었다. 그래서 처음 볼 때는 Farrokh Bulsara가 어떻게 Freddie Mercury가 되었고, Queen의 the lead singer이자 Legend가 되었는지 그 히스토리를 따라가면서 보는데 흥미로웠다. Love Of My Life, Bohemian Rhapsody, We Will Rock You 등 히트곡들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간략하게나마 알게 된 것도 좋았다. 프레디가 공연할 때, 특히 Live Aid에서 공연할 때의 그 감동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저렇게 큰 무대에서, 관객들의 떼창 속에서 노래를 하면 얼마나 벅차오르고 희열이 느껴질까, 나까지 감격스러워져서 막 울음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리고 소외받은 사람들을 위해 노래한다는 그 말이 We Are The Champions로 이어지면서 떼창하는데 괜히 나까지 울컥스럽기도. 반면, 그가 잠깐이라도 쉬는 기간이 싫다는, 그 공허함으로부터 찾아오는 외로움에 힘들어하는 모습에는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나도 나이가 들었나보다. 영화 여러 번 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처음 볼 때와는 달리 보다 더 디테일적인 부분들과 놓쳤던 부분들을 보면서 이해도가 올라가고 배우들의 연기에 더 집중하게 되면서 감정을 좀 더 느끼게 된다고 할까. 또, 그 사이에 영화가 주목받으면서 여러 평론가들이 리뷰랑 비하인드 스토리를 올려서 그런 부분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똑같은 스토리를 보는 거라 살짝 지루하게 느껴지고 집중력이 흐려지는 건 있었지만서도..

여.전.히

히트곡 탄생에서 나오는 노래들, 마지막 Live Aid 공연의 감흥은 줄어들지 않았다. 이렇게 공연, 콘서트 장면으로만 거의 2시간을 채워도 좋을 것 같다. Live Aid 공연에서 중간 중간 모금 부스 장면, 가족 장면 등 보여주는데 끊기는 느낌이 있어서. 어쨌든 두 번째 관람에서도 소름이 마구 돋고 즐거웠던 영화. 다 보고 돌아가는 길에 Don't Stop Me Now가 특히 귀에 맴돌아 신났다. 퀸의 멤버들에게서 디테일과 스토리의 도움을 받았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영화 자체가 완성도도 높고 Well-made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서 프레디 머큐리의 성생활이나 사생활적인 부분들이 축소되어 있다는 말도 있던데, 그가 레전드 중 한 명이라는 사실만은 변함없을 것이다. 나중에 재개봉을 분명 할 것 같은데 또 가서 보고 싶다!

(+ 지극히 개인적인 좋은 점 하나 더 : 영국 발음으로 사운드가 채워져있다는 것)



John Reid: So, tell me. What makes Queen any different from all of the other wannabe rockstars I meet?

Freddie Mercury: Tell you what it is, Mr. Reid. Now we're four misfits who don't belong together, we're playing for the other misfits. They're the outcasts, right at the back of the room. We're pretty sure they don't belong either. We belong to them.



Freddie Mercury: We can be. We believe in each other... that's everything. We are going to do great things. It's an experience - love, tragedy, joy... it's something that people will feel belongs to them.



Keep Yourself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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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드쏭
2018. 11. 19. 12:27 ◑ Got impressed/By movies

2시 20분 맥퀸을 보려고 엄청나게 뛰어갔는데 토요일은 8시 5분... 내가 본 건 일요일 시간표였다...... 허무......

너무 길게 남은 시간을 어찌해야 하나, 주변 극장을 뒤져봐도 요즘 그닥 땡기는 영화가 없어서 고민하다가 그나마 라디오에서 추천을 들었던 프리다의 그해 여름 5시 10분 영화를 예매했다. 밥도 먹고 ECC안의 서점에서 졸다가 영화보러 ㄱㄱ


영화는 매우 잔잔했다

프리다가 가엾기는 했지만 못된 면도 있었는데 왜 그렇게 행동을 하는지 이해는 가면서도 조금만 더 nice, kind 했으면 하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왜냐하면 제 3자의 시선에서 보기에는 외숙모, 외삼촌의 사랑이 충분히 느껴졌기 때문에. 하지만 그런 것들이 프리다의 마음에 가서 와 닿기에는 아직 어리고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크게 남아있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커서..

가출을 시도하던 어느 밤,

ANA: 어디가?

FRIDA: 집에

ANA: 왜?

FRIDA: 여긴 날 사랑하는 사람이 없거든.

ANA: 난 언니 사랑해.

약간은 삐뚤어진 프리다의 모습이 사촌 동생인 ANA의 사랑스러움을 더 부각시키지 않았을까 싶긴한데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ㅠㅠ 가만히 서있어도, 어떤 표정을 지어도 사랑스러워서 저절로 엄마 미소가 지어졌다. 거의 ANA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나오면 하트눈으로 바라보면서 내 마음도 같이 따뜻해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ANA 역의 Paula Robles 와 스페인 풍경과 색감


(Images from IMDb)







(Image from Google)


매.우. 피곤했지만 상영관도 찾기 힘들고 간김에 보자 싶어서 그냥 기다렸다가 봤다

기다리길 잘했다


알렉산더 맥퀸 하면 약간은 기괴스러우면서 실험적인 패션의 디자이너로 알고 있었는데, 이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를 통해 그와 그의 디자인에 대해 더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재능을 타고났지만 그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은 노력을 했던 Lee. 실업 수당을 받는 상황에서도, 즉 돈이 있든 없든 옷을 계속 만들었고 그의 재능과 작업은 마침내 spotted 된다. 다들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했던 이태리로의 도전은 유명 디자이너의 재단사로 고용되면서 실력을 쌓는 기회가 되었고, 센트럴 세인트 마틴의 석사 과정 코스 합격 등으로 이어졌다

편집과 구성,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는데, Tape 별로 구분해서 그의 초창기부터 전성기 등 시대 별로 사건과 런웨이 패션쇼를 같이 보여줘서 어떤 상황 속에서 그런 디자인이 나왔는지, 어떻게 변화되어져 갔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단순히 보기에 좋은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어두운 면을 끄집어내서 보다 현실적인걸 작업에 담아내고자 했던 Lee. 어떤 규칙,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기보다는 비닐, 테이프 등 재료에 얽매이지 않고 원하는 걸 표현하려 했던 boldness, determination과 firmness

자신의 브랜드와 연결된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스스로 많은 pressure를 느끼게 되었고 결국에는 그것이 고통이 되어버렸다

일년에 컬렉션 14개와 자신의 브랜드 컬렉션까지 병행해야 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디자인 작업에 따른 창조적인 고뇌에 사업 진행까지 신경써야 하는 그런 압박감을 감히 나는 상상할 수도 없고 동일한 상황에 처한다면 과연 이겨낼 수 있을까 싶다. 저 상황까지 간다면 놓을 수 없으니까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밖에 없겠지만 그렇게 버티고 버티다가 한 순간에 모든 걸 놓아버리는 선택을 하게 되는..

그래도 아직까지 그를 떠올리며 그리워하고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누가 뭐래도 패션 역사에 길이 남을 디자이너 중 한 명 인 것만은 확실하다



사실 패션 디자이너하면 겉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괴짜스럽고 뭔가 독특하면서 그렇다는 인식이 있는 편인 것 같은데, 물론 나도 일종의 그런 선입견이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알고 보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디자이너들도 많은 것 같다. 그래야 성공하고 그 성공을 오래 이어갈 수 있을테니까

다시 한 번 노오력에 대해 스스로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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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드쏭
2018. 10. 11. 13:53 ◑ Got impressed/By movies

(Images from Google, Naver)


영화를 볼 때는 몰랐으나, 이 글을 쓰기 위해 찾아보니 원작이 있는 영화였다. 1937년작이 원작이고 1976년에 리메이크 된 후 이번에 다시 리메이크 된 영화. 대강의 줄거리는 비슷한 듯 하다. 무명의 배우, 가수 지망생이 자신을 알아봐주는 사람을 만나 스타가 되는 스토리

그냥 이렇게 말하고 싶다

레이디 가가의 재발견


솔직히 스토리도 약간 진부했고, 앨리의 사랑, 스타가 되어 꿈을 이루는 것 등 모든 서사를 다 담으려다보니 약간 루즈해진 느낌도 있었다. 편집이 조금 더 타이트했다면 앨리의 노래가 더 돋보였지 않았을까 싶어 아쉽기도. 또, 레이디 가가가 처음 연기에 도전해서 처음치곤 잘해낸 것 같긴 하지만 감정 묘사라던가 디테일한 부분이 약간은 아쉽기도. 대신 노래 실력은 훌륭했다. 노래 부르면서 감정 전달은 최고. 이 정도로 노래 잘하는 가수인지 이 영화로 알게 되서 동영상도 찾아보고 있다 ㅋㅋ 그냥 잭슨의 귀, 알코올, 드러그 홀릭, 가정사, 앨리의 무명생활, 스타가 되어가는 과정, 스타가 된 이후 등 많은 얘기를 풀다보니 정작 극적인 편집을 놓친듯. 선택과 집중에서 아쉬움이 있지만 레이디 가가의 새로운 모습, 민낯에 가까운 모습, 노래에 대한 진정성 등을 봐서 총평은 Not Too Bad. 가가가 Soundtrack에도 참여했다고 하니 노래를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posted by 드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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