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 14. 16:39 ◑ Got impressed/By books

 

보통 인간의 삶을 과학적으로, 철학적으로, 자전적인 이야기에 버무려 쓴 책

단순 에세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과학적인 수치까지 많이 적혀 있어서 약간은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그런 부분은 빨리 넘기면서 읽었다 ㅋㅋ

죽음에 대해, 한 인간의 인생에 대해 사색할 시간을 주는 책

인생을 아름답다는 식으로 포장하지 않고 민낯을 보여주는 책이다

 

 

 

 

인생에 임하는 다양한 시선들을 접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타인의 고통 속에 태어나고, / 자신의 고통 속에 죽어간다,’ _프랜시스 톰프슨

 

‘25세에는 누구나 재능이 있다. 50세에도 재능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_드가

 

통증은 불가피하지만, 고통은 선택적이다.’ _헤링 박사

 

‘20대 때에는 나와 내 세계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했고, 세상만사가 내 일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이제야 내가 강물에 떠가는 한 점 이파리라는 것을 알겠다.’ _닐 영 59세 때

 

몸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그것이 점차 관심의 대상이 되어 다른 대상들의 자리를 삼켜버린다. 아주아주 나이들고 병든 사람의 세상은 자기 몸에서 반경 60센티미터 안의 원으로 좁혀진다. 무엇을 먹었고, 배출에 어떤 문제가 있고, 통증의 진행 정도는 어떻고, 의자나 침대가 편하네 편하지 않네 하는 내용이 생각과 말의 압도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_일레인 스캐리 [고통속의 몸]

 

죽음은 악하지 않다. 오히려 악한 것들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킨다. 좋은 것들을 빼앗아가는 건 사실이지만, 좋은 것들을 바라는 욕망까지 앗아간다. 제일로 악한 것은 늙는 것이다. 온갖 즐거움을 앗아가면서도 즐거움을 바라는 마음은 남겨두고, 대신 온갖 고통을 안기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늙은 채로 있기를 바란다.’ _이탈리아의 시인이자 철학자 자코모 레오파르디

 

우리 인생은 물 위로 잠깐 머리를 내밀어,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가라앉는 것이다. 인간도 이 거대한 정글에 사는 한 동물일 뿐이다. 우리가 가진 많은 본능은 전부 동물적이다. 우리는 화가 나거나 식량이 필요해서 남을 죽인다. 아기를 낳는 이유는 그러면 기분이 좋은데다가, 우리에게는 남을 보살피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으면 자기 자신을 다시 보게 된다. “. 이러자고 내가 태어난 거구나하고 깨닫는다. 인생은 정말로 짧고 나도 곧 죽을 테니까, 나 대신 물 위로 고개를 내밀고 있을 다른 사람이라도 남겨야 하는 것이다. 그 다음엔 그저 다음 세대가 자랄 때까지 버티는 시간일 뿐이다. 그러니까 수선 피우지 말고 그냥 번식하면 된다. 종을 유지하면 된다.’ _랩 가수 아이스티

 

집착과 우울이 아버지에게는 생명력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나는 이제야 깨닫는다.

 

기존의 지혜를 의심해보라는 것, 스스로 본 시각을 고집하라는 것, 언어를 운동장처럼 생각하라는 것, 운동장을 천국처럼 생각하라는 것. 아버지는 내 입과 내 타자기에서 흘러나오는 단어들을 사랑하라고 알려주었고, 내가 내 몸에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사랑하라고, 다른 누구의 가죽이 아니라 내 거죽에 담겨 있는 사실을 사랑하라고 알려주었다.

posted by 드쏭
2017. 7. 14. 16:15 ◑ Got impressed/By books

 

공공디자인이 궁금해서 빌린 책인데

......

아무리 1판이라지만 이건 좀 심한 것 같다

......

오타가 너무나 많고 (조사 틀린 것이 특히 많음)

실린 사진들도 거의 스페인, 독일, 한국, 미국 조금? 특히 스페인에 치우쳐있었다

저자 분들께서 수집한 사진들 위주 혹은 저작권 허가를 받은 사진이겠지만 예를 들어주시려면 좋은 예들을 조금 더 폭넓게 다뤄주셨으면 더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냥 한마디로 완성도가 부족한 책이다

책을 마감시간에 쫓겨서 출판하신듯 보이는 책..

 

그래도 공공디자인의 영역? 분야에 대해서는 대충 알 수 있었다

posted by 드쏭
2017. 5. 22. 12:36 ◑ Got impressed/By books

 

자신만의 뚜렷한 디자인 철학이 담긴 책이었다.  그 철학 중에서 나에게 와닿았던 글들을 정리해 보았다. 겸손하게 반복, 숙달에 정진해야 함을, 항상 편견을 경계하며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다시금 느낀다.

 

 

 

자연의 장엄한 아름다움 속에서 신비를 느끼면서도 그 웅대한 느낌을 표현해낼 수 없는 내 자신의 무능력함을 깨닫는 것보다 더 비극적인 일이 또 있을까.”

 

이사크 레비탄(러시아 풍경화가)

 

초보자에게 디자인은 겉모습이며 형식이다.

고수에게 디자인은 내용에 맞춘 형식이다.

 

이영혜(디자인하우스 대표이사)

 

완벽한 디자인이라는 건 그 이상 더할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제거해야 할 뭔가가 없을 때다.”

 

생텍쥐페리

 

 

본래 조형 능력에는 천부적인 재능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그 못지않게 끊임없는 배움과 익힘이 수반되어야 한다. 반복 숙달 말이다. 방바닥을 기어 다니던 어린아이가 일어서서 걷게 될 때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뒤따른다. 글을 쓰거나 말을 하는 것은 물론 자전거 타기나 접시 돌리기 같은 특정한 지식이나 기예, 직능을 습득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무릇 모든 실기나 실습은 반복하게 되면 스스로 깨닫는 단계가 찾아온다. 반복과정에서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교정하는 자기비판 능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반복과 숙달이란 일정한 궤도에 오르기 위한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하겠다.

 

 

 

不計工卒불계공졸

잘 됐든 못 됐든 따지지 않는다.’라는 뜻인데, 글씨나 그림을 표현하면서 어떻게 좀 잘해보려고 안달복달하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고, 탁월하거나 완벽하기 위해 집착하지 않고 그냥 되는대로 놔두겠다는 뜻으로도 보인다.

 

 

 

 

예술가들에게는 마치 로또가 당첨되듯이 뭔가 번쩍하고 영감이 떠오를 때가 있다는 편견 말이다. 그러나 어떤 영감이나 창의도 결코 전광석화처럼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꾸준한 이상이 누적되어 생기는 선물과도 같은 것이다. 강가의 모래가 퇴적되어 생긴 삼각주에서 새로운 생명이 돋아나듯이 창의성 또한 오래 퇴적된 일상과 반복의 삼각주에서 새롭게 움트는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아마도 추사의 예술도 그러했을 것이다 믿는다. 반복과 숙달의 지루함 속에서 새로운 질서나 구조, 개념이 살짝 엿보이는 때를 영감이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번득이는 영감을 기대하느니 차라리 묵묵히 자신이 행하는 바에 몰두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말이다.

 

 

 

디자인은 꾸밈의 기술이 아니라 일상의 양식이어야 함을 깨달았다. 사실 디자인이든 예술이든 또는 그 무엇이든 간에, ‘를 궁구하는 예인의 자세이든 에 이르려는 수도자의 자세이든 그들에게는 추사나 석봉처럼 끝없는 반복 숙달을 통한 단련, 그리고 거기에서 발원한 혁신에의 분투와 창신 의지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 궁극의 경지란 결국 어린아이 같은 천진한 마음에 이르렀을 때 가능해진다는 것을 숱한 걸작들을 통해 깨달을 수 있다. 여기서 천진함이란, 미숙함을 뜻하는 유치함이나 어설픔이라기보다는 욕망이나 목표에 대한 맹목과 집착에서 벗어나 소위 마음을 비우는 평정심을 말하는 것일 테다.

 

 

 

나는 어린아이처럼 그리는 법을 알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

 

피카소

 

 

posted by 드쏭
2017. 3. 22. 22:55 ◑ Got impressed/By books

 

 

저자가 한 때 (지금은 모르겠다) 커피에 빠져서 열심히, 열정적으로 수집하고 다닌 귀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쓴 책

커피 + 창업 = 카페, 엄청나게 많은 카페들이 생겨나지만 그 중 10년 이상 가는 카페는 손에 꼽을 정도인데 그 카페들의 비결은?

그 카페들과 대표들 스토리를 간략히 소개하며 특징들을 소개해놓았다

커피에만 초점을 맞춘 책은 아니라 전문적이고 어려운 내용은 없다

 

나는 읽으면서 카페 이름이랑 특징을 간략히 필기해놓았다 나중에 가보려고

10년 이상 된 곳이라면 필히 특색과 노하우가 있을터! 하나씩 가봐야겠다!

 

가볍게 훑어보면서 카페 대표들의 커피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을 느껴보고 카페 방문 계획을 세워보기 좋은 책

단, 2012년 발간된 책이라 이후 업데이트가 됐을 수가 있다는 것

 

posted by 드쏭
2017. 2. 17. 21:11 ◑ Got impressed/By books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자 하는 사람에게 인간의 마음을 다스리고자 하는 이 책을 권한다."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

특정 구절을 꼽아 메모해놓기 보다는 글을 따라 찬찬히 읽다보면 여러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좋은 책이었다. 한 5년쯤 후에, 내가 나이를 먹은 후에 꼭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 그때는 이 책을 어떻게 느끼게 될지 궁금해진다.

 

posted by 드쏭
2017. 2. 15. 16:39 ◑ Got impressed/By books

 

나의 관심분야가 아닌 다른 책들에 대해서도 접해볼 수 있어서 괜찮았다. 

나는 원래 처음부터 끝까지, 일단 시작하면 왠만해서는 완독하는 편이라 다 읽었지만, 다른 책을 알고 싶은 사람들은 휘리릭 넘기면서 마음에 드는 구절들만 확인하며 책 이름만 확인해도 괜찮을 것 같기도. 책 뿐 아니라 영화, 노래 등 저자가 기록해놓은 문장들도 있어 좋았다.

저자가 책을 사랑하셔서 1만권이 넘는 책을 사셨다니, 그만큼 독서에 관해 나보다 훨씬 더 전문가시니 그 분이 소개해주는 책이라 더 솔깃해지는 느낌.단, DJ 셔서 그런지 우리에게 말을 하는 식으로 쓰여있는데 이건 호불호가 있을듯..

 

 

왜냐하면 업적이라는 것이 인생 전체에 걸쳐 있는 거시적 기준의 결과물이라면, 행복은 그날그날의 일상을 대하는 미시적 감정과 감각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끝나고 난 뒤, 결국 마음에 남는 것은 마지막 모습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우리가 했던 행동, 마지막 순간에 우리가 나누었던 말들이 긴 시간 동안 마음의 우물에서 계속 울려대는 것이지요.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마지막을 통과하고 있는 그때, 우리는 그 순간이 마지막이라는 걸 알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짧은 순간에요, 그 사람이 정말 얼마나 훌륭해 보이는지 몰라요. 그걸 들어올리는 데 성공해서가 아니라 한계점 근처에 서 있었다는 것 때문에요. 진짜로 위대해지는 지점은 한계선을 넘어선 이후가 아니라 그 한계선 근처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을 때거든요. 사실은 거기가 더 높은 지점인 거죠. 저 위쪽 어딘가 한계를 넘어선 존재들이 유유히 떠다니는 곳보다 더. -신의 궤도, 배명훈

 

 

우리는 더럽고 역겹지만 자신이 발 디딘 땅을 결국 떠나지 못한다. 돈도 없고 먹고살 길도 없는 것이 그 원인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우리가 이 역겨운 땅으로 되돌아오는 것은 그 역겨움이 익숙하기 때문이다. 역겨움을 견디는 것이 저 황량한 세계에 홀로 던져지는 두려움을 견디는 것보다, 두려움의 크기만큼 넓고 깊게 번지는 외로움을 견디는 것보다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설계자들, 김연수

 

 

비행기가 너무 빨라 몸이 먼저 집에 왔을 뿐이라고. 영혼이 비행기의 속도를 따르지 못해 지금 돌아오고 있는 중이라 몸살을 앓는 것일 뿐이니 영혼이 뒤따라 도착하면 나을 거라고.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체험의 추억을 가지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추억이 많으면 그것들을 잊을 수 있어야 한다. 추억이 되살아올 것을 기다리는 큰 인내가 있어야 한다. 추억이 내 안에서 피가 되고, 시선과 몸짓이 되고, 나 자신과 구별되지 않을 만큼 이름 없는 것이 되어야, 그때에야 비로소, 아주 가끔 시 첫 행의 첫 단어가 그 가운데서 떠오를 수 있다. –한눈에 읽는 현대철학, 남경태

 

 

무엇보다 사무치게 보고 싶은 마음 뒤에 확인하는 부재의 쓸쓸함.

 

 

사회적 자아가 서서히 퇴장하면서 개인적 자아가 등장하기 시작하는 때는 해가 저물고 거리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순간이니까요.

 

 

그런데 면역도 통하지 않는, 삶에서 반복해서 자주 받게 되는 상처는 어쩌면 그 사람이 삶에서 어떤 지향성을 갖고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계속해서 같은 함정에 빠진다는 것은 그 함정이 그에게 그만큼 매혹적이라는 뜻이지 않을까요. 그렇기에 분자 구조만 조금 바뀌어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구요. 이를테면, 강점이 아니라 약점이 그가 진짜로 어떤 사람인지를 더 잘 드러낸다고 할까요.

 

 

그러나 사실 아마추어에게는 예술이나 학문 자체가 목적인 반면, 전문가들에게는 수단일 뿐이다. 학문이나 예술을 가장 진지한 열정으로 추구하는 사람은 그 일 자체에서 중요한 의미를 찾는 사람, 그래서 순수한 애정으로 그 일에 매진하는 사람이다. –낭만적인 고고학 산책, C.W. 체람

 

 

 

 

숲에서 나오니 숲이 보이네. 푸르고 푸르던 숲. 내 젊은 날의 숲.” –노래 <>, 시인과 촌장

 

 

posted by 드쏭
2017. 2. 15. 15:07 ◑ Got impressed/By books

 

 

어반 스케치, 여행 스케치

나에게는 일종의 과제 같은 것이다

그려야만 하는 것을 알지만 너무 어려워서 섣불리 시작을 못한다

내공이 부족해서? 연습이 부족해서?

그것보다는 잘 그려야한다는 욕심을 놓지 못해서 일지도..

또, 구도랑 구성을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크고 어려워 실천을 잘하지 못한다

부딪쳐봐야 실수를 통해 공부가 될지언데

어린 아이가 그린 것 같은 그림이 나오면 스스로 속상해지니까..

 

 

우리가 여행을 다니며 보는 풍경과 느낌을 그림으로 옮길 때 바로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보이는 대로, 즉흥적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지금 이 기분을 어떻게 기억하고 싶은지, 또는 어떤 이에게 이 풍경을 선물한다면 어떤 느낌을 주고 싶은지 먼저 상상해보아야 한다. 그 느낌을 최대한 그림으로 옮기기 위해 구도, 색감, 분위기를 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풍경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느낌을 옮겨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길이 없을 것 같다고?

안 가본 길이라서 두렵다고?

 

아니,

길은 얼마든지 있어.

의외의 아름다운 풍경을 맞이할 수도 있거든.

 

 

그러니까

너무 쉽게 단정 짓지 말고

그 길을 믿고 따라가봐.

 

 

 

 

움직여지는 시간은 이미 그곳을 찾아가려는 마음에 다 녹아 있을 것이다. 시간의 흐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끌림에 다 포함되어 있으리라.

 

 

만일 여행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면 돌아오는 길은 너무 아쉬워서 제자리로 복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여행이 때로는 쓸쓸함과 소외감을 주기 때문에 반갑게 내 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간절히 원하면 고통은 과정에 불과하다. 편하기만 해서는 절대로 완벽한 내 것으로 만들 수 없다. 그런 독학 과정조차 간절히 원하지 않았다는 것은 자기 것이 아니어도 상관없다는 의미 아닌가. 필요도 없는 것을 시간 낭비하며 해야 할 이유는 없지만 그렇다고 힘든 것을 피하기 위해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아야 한다. 더구나 환경과 조건 때문에 하지 못했다는 것은 너무 섣부른 결론이다. 언제든지 시작은 할 수 있다. 다만 그 시작을 못할 뿐이다.

 

 

 

깊은 것과 심각한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깊은 것은 그냥 지나침이 아니요,

심각한 것은 지나쳐도 될 것을

깊이 생각하는 거다.

 

깊은 것은 따뜻한 물에 차를 우려내듯

서서히 퍼지는 것이요,

심각한 것은 찬물에 우려내고 또 우려내어

심심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깊은 것은 잠시 멈춰 서서

모든 시간을 정지시키고

조용히 눈을 감아보는 것이요,

심각한 것은 말하고 또 말하고

되뇌고 또 되뇌며 무감각해지는 것이다.

 

깊은 것은 그것으로 인해

웃음 짓게 하고

나 아닌 다른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이요,

심각한 것은 그것으로 인해 노화를 자처하고

나만 보고 나만 생각하는 것이다.

 

깊은 것은 나를 성장시키는 것이요,

심각한 것은 나를 어리게 만든다.

 

깊은 것은 넓고,

심각한 것은 좁다.

 

깊은 것은 풍요로워지고,

심각한 것은……

외롭다.

 

 

 

이 책 속에서 좋은 글귀들과 더불어 좋은 스케치들도 볼 수 있어서 약간은 여행 스케치 시도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나 할까?

다음번 여행에서는 꼭 스케치를 즐겨야 겠다

그 전에 우선 일상 속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훈련을 해야하고! 좀만 더 용기를!

posted by 드쏭
2017. 2. 13. 21:59 ◑ Got impressed/By books

 

 

 

 

단숨에 읽어 내려간 책이다.

 

정형모 기자가 이어령 교수님과 인터뷰한 대담 형식으로 적혀있고, 그 교수님 말씀에 대한 정형모 기자의 생각이 덧붙여 있다. 이러한 형식이 자칫 무겁거나 지루할 수도 있는 주제들을 쉽게 전달해주는 것 같다. 굉장히 호기심을 자극했고 막 나도 지의 최전선에 뛰어들고 싶은 의욕을 일깨워 준다.

 

이렇게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정립하고 있으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견문이 쌓여야 할까. 이어령 교수님께서 7대의 고양이를 가지고 각종 살아있는 정보들을 수집하고 항상 keep up with 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나는 컴퓨터라고 하면 편리하지만 사고능력을 길러주지는 않는 물건으로 생각해왔는데 사고의 주체는 우리라는 것, Computer Aided Thinking의 개념이 인상적이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집이 그 나라의 표정인 건데, 우리는 무표정을 짓고 있는 거잖아.

 

 

인간은 지구의 지배자가 아니며 지구 공동 생명체의 일원이라는 생각을 잃어버린 탓이다.”

 

"관심, 관찰 그리고 관계. 인문학을 문사철이라고 하지만 모든 지적 프로세스는 인문학이든 자연과학이든 종교든 정치든, 바로 그 세 가지야.

 

책으로는 아직 안 나온 것들이야. 살아 있는 정보들이지. 책이나 도서관에 있는 것은 이미 누군가 생각한 것들, 즉 소트(thought). 과거분사지. 하지만 나는 지금 검색을 통해 싱킹(thinking)하고 있어. 싱킹은 think의 현재분사야. 질이 달라.

 

"우리가 어렸을 때 어머니가 늘 말씀하시는 말, ’얘야, 사이좋게 놀아라.’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자연 사이 그리고 사람과 기계 사이, 그사이가 바로 인터페이스란 거지.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유효한 것을 끌어내려면 항상 촉을 세우고 있어야 해. 그래서 빅 데이터 연구에 인문학이 중요한 것이지. 관심이 많아야 하고 또 잡스러워야 돼. 잡담이니 잡학이니 하는 것처럼 사람이 약간 잡스러워야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과 접할 수 있어

 

거시기와 머시기는 서로 공유하고 있는 집단 기억에 접속하는 ID이고 비밀번호다.

 

언젠가 이 교수 보고 누군가 독불장군이라고 했을 때, 그는 이렇게 답했다. “맞다. 그 뜻 아느냐. 혼자서는 장군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독은 홀로 독(), 불은 아니 불(), 장군은 장군(將軍). 독불장군이라는 말 속에는 혼자서는 장군이 될 수 없다는 말이 포함되어 있다. 그 말을 잘못 쓰고들 있는 거야. 나는 독불장군이야. 혼자서는 장군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아무도 가지 않은 후지고 좁은 오솔길이라면 혼자라도 가야지.”

 

 

 

항상 열려있으면서 관심과 관찰을 하고 촉을 세우는 자세를 일상화 할 수 있도록!

posted by 드쏭
2017. 2. 9. 14:12 ◑ Got impressed/By books

 

흥미로운 제목이다

소설 속에서 90일이면 자살에 대한 생각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적혀있다. 실제 이론을 인용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말인즉슨 어떤 시련이 닥쳐도 90일만 버틴다면 어떻게든 살게 된다는 뜻인 것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소설이 좀 길게 느껴졌고(네 명의 주인공 얘기를 다 해야했으니까 그렇겠지만) 원서를 읽었다면 더 재밌게 읽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번역의 문제가 아니라, 나는 스스로 번역하면서 내 나름대로 해석하고 상상하는 데서 재미를 느끼기 때문에.

 

 

무슨 문제가 있으면 한 시간에 십 분만 거기 쓰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든다. 데이비드 폴리란 남자는 실업자라서 한 시간에 육십 분 동안 전처와 아이들에 대해서 생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하고, 그러다 결국 토퍼스하우스의 옥상에 올라가게 됐을 터이다.

 나도 그걸 알아야 한다. 나는 싸우진 않지만, 살면서 매티가 한 시간에 육십 분이 돼버리는 걸 막을 수 없는 때가 매우 많았다. 달리 생각할 것이 없었으니까. 다른 사람들과 그들에게 생긴 일들 때문에 최근에는 다른 생각할 거리가 많아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 대부분의 날들 동안엔 나 자신과 아들에 관한 것밖에 생각할 것이 없었고, 그러면 꼭 말썽이 생겼다.

 

 

중요한 건 아직도 내게 일흔 살의 수명을 다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쨌든 우린 모두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잖소.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죽은 것보다 살아 있는 걸 더 좋아할 거요. 제정신으로.”

 

우리는 그걸 확인하기 위해 런던아이를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 마틴 말이 옳았다. 움직이고 있지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히 움직이고 있을 것 같았다.

 

 

 

마지막 문장이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것 같다. 나는 런던아이가 우리의 삶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멀리서 보면 움직이는지 아닌지 잘 모를 정도로 매일 매일이 똑같이 흘러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분명히 움직이고 있다고. 삶은 흘러가고 있다고.

 

posted by 드쏭
2017. 1. 31. 19:38 ◑ Got impressed/By books

 

이어령 선생님의 인터뷰 기사를 읽고 선생님 책을 읽고 싶어져 고른 책

 

 

우선,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추측할 수 있듯이, 이어령 선생님께서 따님과의 추억을 되새기는 이야기, 따님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 따님에게 얘기를 하듯이 편한 문장으로.

나는 아직 사랑하는 사람, 가까운 사람을 떠나보낸 기억이 머리가 큰 후로는 없기 때문에 감히 이 슬픔을 상상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선생님께서 따님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사랑을 표현해주지 못했던 것에 대해 얼마나 아쉬워하시는지는 느껴졌다. 고 이민아 목사님께서 편지에서 고백하시듯이, 아버지의 사랑을 그 당시에는 몰랐음을 후회하시는 글로 인해, 나도 다시 한번 우리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어머니들은 임신의 기간을 통해 엄마가 될 준비를 할 수 있지만, 아버지들은 아이들이 태어난 순간 준비없이 바로 누군가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 그래서 더 서투를 수도 있다는 것.

내가 나중에 한 아이의 엄마가 되서 부모의 입장이 된다면, 우리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게 될까.. 아직은 서운함을 느끼며 사랑을 받고 싶은 어린 아이가 내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다..

 

 

행복에는 절대의 타이밍이란 게 있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도, 결혼을 할 때도, 아이를 가질 때도 그렇다. 조금만 더 빨랐거나 조금만 더 늦었어도 그토록 행복하지 못했을 순간들이 있다.

 

어둠이 아무리 짙더라도 햇빛 앞에 무너지고 마는 그 아침을 우리는 몇천번이고 맞이하지 않았니.

 

 

이 책에 실린 시들은 집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펼쳐보며 곱씹고 싶다. 선생님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 겠다!

posted by 드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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