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았던 저번 주말을 보내고 난 후 노트북을 켤 여유를 찾은 이번 주말, 곧 다가올 눈코틀새없이 바쁠 날들 전에 그동안 만들었던 것들 한꺼번에 업로드

 

 

 

약 2,3주전 시작한 백 만들기 과정 중 첫번째는 쇼퍼백

가방 사이즈와 가죽, 부속품들이 정해져 있고 디자인이나 패턴은 각자 알아서 하는 자유와 자습이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수업 시작

처음 떠본 십자패턴과 가죽 재단한 것. 괜히 착한척(?) 하다가 주름 잔뜩 얻어서 다른 사람들 다림질 시켰다ㅋ 고마운 선생님 ^^

 

 

스트랩은 지도 강사님이 재단해주셨는데 이때부터 지옥은 시작되었다...

금요일 수업 때 스트랩 받고 집에 와서 바로 엣지코트 바르기 시작. 스티치보다 먼저 한 이유는 밑에서..

티비 보면서 하려고 거실 카페트 위에 전단지 깔고 스트랩 올려놓을 통을 밑에 깔았으나 엣지코트 바르면서 티비 보기란 거의 불가능ㅋ 스트랩 각 줄 단면을 교대로 말리면서 끊임없이 올리다보니 스트랩 외 시선을 둘 수가 없었다. 시선 잠깐 돌리고 있으면 그 사이에 엣지코트가 말라버려 층이 생기니까 ㅠㅠ

이 날 두껍게 다 올려놔야 다음날 완전히 마른 상태에서 사포로 갈고 마무리할 수 있으니까 열불나게 올렸던 고된 작업

 

스트랩 위에 덧댈 가죽 크기 고민하며 비교하기 위해 찰칵

 

또 조각도의 힘을 빌리고자 화실에 들고와서 손피할.. 정~~~말 힘들었다 ㅜㅜ 지도 강사님이 스트랩 가죽 뒤에 인조가죽을 덧대주셨는데 이 본딩을 깎아내기가 너무 힘들었다 ㅠㅠ 질긴 인조가죽에 본드까지.. 확 깎아내면 가죽이 날라가버릴까 조각도로 살살 긁어내다가 도저히 어깨와 손목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아서 사선칼을 꺼내들었지만 어깨, 손목에 힘이 엄청 들어갔다. 칼날이 무뎌서 그랬던건지.. 이러다 골병 들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작업 ㅋㅋ

이렇게 피할을 마무리하고 집에 와서 엣지코트 마무리하기

 

그 다음날인 일요일 또 다른 복병이었던 스티치를 시작했다. 월요일 수업 전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지도 강사님의 조언대로 한 줄씩 스티치를 하고 본판에 바로 연결하면 스트랩 중간에서 마감할 필요가 없으니까 깔끔할 것 같아 이렇게 하기로. 거울에 대고 내 체형에 맞게 체크하고 안 재서 정확한 길이는 여전히 모르지만 60cm 자를 넘었던 스트랩들. 그걸 한번에 가려고 실을 길게 했더니 진짜 겁나게(?) 엉켜서 엉킨 실 푸느라 더 오래 걸렸던 스티치. 짱짱하게 하려다보니 나중엔 골무가 없으면 안될 지경에 이르렀다 ㅋㅋ

(가죽공예 배우다가 손 아파서 그만뒀다는 얘기를 듣고 이해 못 했었는데 이번에 그 아픔을 공감할 수 있었다)

오전에 등산, 스티치, 점심 요리, 식사, 스티치, 저녁식사, 스티치, 효리네민박 시청, 스티치 새벽 2시반까지. 이렇게 했지만 세 줄 밖에 못하고 잠들었다. 그 다음날 수업 전에 또 열나게 해서 거의 마무리

 

스트랩 지옥에 충격받아 강사님께 칭얼댔더니ㅋㅋ 하시는 말씀. 잘하려고 하니까 힘든 것이라고.

맞는 말씀. 그러니 손과 신경이 많이 들고 스트레스도 받고...

 

 

스트랩을 본판에 부착하고 난 후 안감을 부착할 수 있었다

 

본판 스티치 전 찍은 사진

 

나름 머리 쓴 스트랩 위 가죽 장식. 섬유 디자인 같다는 강사님의 말씀 ㅋ

완성샷 보면 그나마 가방의 포인트가 된 것 같아 고생한 보람은 느낀다

 

 

드디어 완성샷

가죽공예 시작 근 한달 반 만에 만들어본 첫 가방. 이 정도는 알아서 만들어야 하는 난이도인지 케어를 잘 받지 못해서 너무나 빡셌고, 깊은 물 속에서 헤엄치는 것 같았던 작업 과정과 나의 눈에는 허점 투성이인 작업 결과물. 아직도 작업 과정과 그 처리  답을 못 얻은, 해결 못 한 의문들로 넘치지만 나름 느낀점은 많았다. 이 의문들은 다른 작업 하면서 또 깨닫고 고치고 또 깨닫고 고치면서 나만의 답을 찾아나가야 하는 거겠지?

 

첫 번째로 지도 강사님의 추천 대로 안감을 통으로 붙이는 것이 아닌 본판에 안감을 붙이는 방식으로 했으나 안감 올이 엄청 풀리고 윗부분 결합시 시접 부분에서 가죽이 네 겹으로 겹치는 문제

두 번째, 본판 아웃스티치 시 본딩의 중요성. 본딩 후 시간이 없어서 가죽을 움직였더니 제대로 본딩이 안 되어서 다 떨어졌고 다시 본드를 중간 중간 바르니 떡져서 스티치를 해도 들뜨는 문제

마지막으로, 하드한 가죽의 폭은 너무 좁지 않게. 혹은 T자 결합은 하지 않는 걸로. 옆쪽 스티치할 때 너~~무 힘들었다. 강사님은 보시더니 왜 이렇게 치즐을 삐뚤게 쳤냐고 하셨는데 내가 느낀 바로는 치즐도 치즐이지만 바느질에서 더 무너졌다. 치즐이 살짝 삐뚤어져도 바느질에서 잘 잡아주면 그렇게까지 삐뚤빼뚤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좁은 옆 폭으로 인해 바느질 선을 일정하게 사선으로 당겨주기가 힘들어서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기만한 바느질 선들. 그나마 이럴줄 알고 미리 스트랩과는 달리 갈색으로 실을 정한 나의 탁월했던 선택에 만족하며 마무리 ㅋㅋㅋ 다음 번에 잘하면 되지 뭐

 

 

처음 디자인 의도처럼 에코백 스럽게 나온 가방. 떨어지는 완성도에 어머니 포함 누구에게도 드릴 수 없고 나만 가끔씩 매고 다닐 그냥 딱 핸드메이드 스러운 가방

 

 

이렇게 엣지코트와 스티치의 지옥을 겪은 후 얻은 것은 체와 감기..

ㅋㅋㅋㅋㅋ

정말 그간 만들었던 소품은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가방은 다르구나 크게 느꼈지만

...

소품보다는 가방으로 향하는 나의 선, 후천적 성향과 결부되어지는 관심도

나는 어쩔 수가 없나보다 ㅋㅋ

 

posted by 드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