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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0. 7. 21:52 ◐ My Ordinary Life/A journal

 

안국역 2번출구 앞 정류장에서 종로 02 번 마을 버스를 타고 성곽길을 찾아서

 

원래 네이버에서 알려준 길이 아닌 등산객 무리를 따라서 내렸다

긴가민가 할 때는 따라가기

원래의 목적지-말바위 안내소-랑 약간 떨어진 와룡공원부터 시작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창의문을 향하여

 

성곽 주위를 따라 난 길을 걷는데 왠지 오묘하다. 마치 옛날로 타임슬립을 한 것 마냥

그리고 놀랍다. 성곽을 이루는 돌의 정교함과 내구성에

 

요즘 이렇게 일직선으로 뻗지 않고 굽혀진 나무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 모양은 인공적인 것이 아니며, 오랜 세월 풍파를 견뎌온 모습에 아름다우면서도 쓸쓸하다

 

성곽에서 바라본 풍경

아마 성북동이려나? 정갈하게 줄지어 있는 전원 주택들이 눈에 띈다

공기 하나는 엄청 좋겠다 싶다

 

성곽 틈새에 자리 잡은 덩굴들

 

성곽길이라 해서 둘레길처럼 완만하리라 생각했지만 그 생각을 뒤집었던 길들

매우 가파르다ㅋ 계단의 연속..

 

성곽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

남산 타워가 풍경에 엣지를 더해준다

 

사진만 봐도 힘들다

 

숙정문과 창의문의 중간 지점이라 할 수 있는 청운대

여기서 앉아서 과자도 먹고 쉬었다 가기

 

정상이라는 백악마루가 성곽길에서 20 인가 40m만 걸어가면 된다고 표지판에 나와있었으나 포기.. 갈 수가 없었다..

총상을 입은 나무

 

숙정문~창의문 구간의 최대 난코스다

사진만 봐도 느껴지는 가파름과 그 가파른 길에 위치한 계단들

창의문에서 출발하면 이 코스를 올라가야 하고, 숙정문에서 오면 이 코스를 내려간다. 미리 다른 블로그를 보고 곁눈질로 창의문에서 출발하면 안 되겠다는 걸 인지하고 갔었기 때문에 다행히 내려올 수 있었지만, 이미 다리가 풀린 터라 내려오는 길도 너무 멀고 힘들었다.

미쳐야 성공한다는 말이 있듯이, 이 때는 약간 정신이 나간 상태로 계단을 보면 웃음만 나오고 한 번에 많이 내려갈라고 옆쪽 펜스를 잡고 거의 뛰다시피 내려갔다. ㅁㅊㄴ 인듯ㅋㅋ

저 길은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음.. 중간에 빠지는 길이 없어서 어쩔수 없이 다 걷게된, 등산 인생 최악의 길이다 계단을 안 좋아하는 나에게는..

 

내려오니 가까이 보이는 남산 타워

 

창의문 안내소는 부암동에 위치해 있다

드디어 창의문 안내소에 도착

얼른 명찰 내고 가기 바쁘다

 

 

 

원래 부암동에 위치한 미슐랭 하나 식당인 자하손만두에 가려 했으나, 창의문과 약간 떨어져 있고 찾느라 헤맬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아서 마침 오는 버스를 타고 서촌으로 내려갔다

서촌에서 눈여겨 봐두었던 채식 레스토랑으로

직접 다 담그나 보다

 

그냥 오늘의 밥상인가? 그날 그날 메뉴가 다른 백반같은 종류를 시켰고 두부스테이크 3장과 표고탕수 2인분을 추가했다

밑반찬, 유자샐러드, 메인음식(표고탕수, 두부스테이크), 오늘의 전인 누룽지전

 

전반적으로 간이 세지 않고 집밥 같은 느낌이었다

특히 누룽지전과 표고 탕수가 맛있었다. 누룽지전은 쫀득한데 기름향이 세지 않아 담백했다. 표고 탕수는 표고버섯에 튀김 옷을 입혀 튀긴 것이 아닌 그냥 전분 가루만 묻혀낸 것인지, 아무튼 튀김의 질감은 아니었다. 더 부드럽고 느끼하지 않고 좋았다

 

6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은 이것 뿐, 4자리와 2자리로 이뤄진 테이블이 몇 개 있었지만 많은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정겨운 분위기의 식당

 

 

 

어디로 갈까 하다가 인사동으로

 

와우

기사에는 서울 도심이 한산하다고 하더니, 엄청난 인파로 경복궁, 광화문, 인사동 일대가 꽉 차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 가족, 연인들 할 거 없이 다 나와 있었다..

하긴 우리가 나올 정도면..?

출근길 거의 끝무렵 2호선 안의 사람들과 버금갈 정도로 많았다. 걸을 필요가 없었다. 내가 잠깐 멈추면 사람들에게 휩쓸리니까 그러지 않기 위해 속도를 맞춰서 걸어가야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당연히 구경은 제대로 즐길 수 없었고 지친 우리는 인절미를 먹으면서 쉬고 집에 가기로

 

순천 낙안읍성 인절미라는데, 정말 정말 정말 맛있었다!!!

옆쪽에서 떡메를 치고 있고, 그걸 가지고 저렇게 인절미 가루에 버무리니 신선하고 따뜻하니 맛있을 수밖에! 게다가 설탕을 안 넣어서 달지 않고 고소하고 쫀득한 인절미였다. 지금도 생각난다. 먹고 싶다

 

 

돌에 치이고 사람에 치인 날이었지만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바로 앉아 잠깐의 졸음을 청함으로써 피로를 풀 수 있는 행운 덕분에 기분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었던 하루였다

 

P.S

숙정문~창의문 구간은 안내소에서 신분증을 확인받아 명찰을 걸고서야 통행이 가능한 보호 지역이었다. 2007년에서야 일반인에게도 개방되었다.

성곽을 따라 걷는 것은 멋진 경험이지만 평소 등산에 대한 거부감이 없거나, 체력에 자신 있는 분들께 추천한다. 결코 쉬운 길은 아니므로..

 

 

 

일부(?) 사진 촬영 제한 지역이라서 특히 찍지 말라고 표지가 되어 있는 곳에서는 찍지 않았지만 위에 올린 사진도 문제가 될 시 지우겠습니다.

posted by 드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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