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Naver)
책과 미디어를 통해서만 알고 있던 낙동강에서 자전거를 타려고 계획했었는데 비가 와서 대안을 찾다가 벌새가 딱! 9시 40분에 하길래 보러 갔다!
※스포주의
벌새는 뭐랄까.. 우리네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다양한 얘기를 촘촘히 담고 있었다. 덕분에 138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루즈하지 않고 꽉 차게 진행됐다. 지극히 평범한 은희는 내 학창시절을 떠오르게 하였고 은희를 통해 우정, 사랑, 가족, 나아가 사회 사건까지 여러 주제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은희와 주변 사람들은 어딘가 불안하고 민들레꽃처럼 바람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연약함이 느껴지는 반면, 영지는 다른 사람이 특이? 이상하다고 하지만 단단함이 느껴졌다. 깊이감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영지를 통해 감독님이 하고 싶었던 말을 전달하시지 않았을까 싶게 철학적인 대사도 있었고.
그 중 인상적이었던
'상식만천하 지심능기인' ; 얼굴을 아는 사람은 천하에 많지만 마음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되는가.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과연 나는 진실되게 마음을 나누는 사람이 몇 명일까..
재개발 구역을 지나가며, 함부로 동정하지마. 알 수 없잖아.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감정에 치우쳐 함부로 판단하지 않도록 감성적인 면이 강한 저는 반성합니다.
은희에게 남긴 편지, 어떻게 사는 것이 맞을까. 어느 날 알 것 같다가도 정말 모르겠어. 다만 나쁜 일들이 닥치면서도 기쁜 일들이 함께 한다는 것. 우리는 늘 누군가를 만나 무언가를 나눈다는 것. 세상은 참 신기하고 아름답다.
이 대사가 결국 감독님의 인생 철학을 함축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추측과 함께. 긍정적인 태도,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느껴졌다. 김보라 감독님 영화는 처음이었지만 대표 한국 여자 감독 중 한명으로써 감독님의 행보를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사람들 속에서 상처도 받지만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해가는 은희, 우리의 보통 인생인 것 같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하루 하루가 좋았다 나빴다 하는 예측할 수 없는 나날들 속에서, 꿀벌은 될 수 없을지 몰라도 벌새처럼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날갯짓을 하며 세상의 흐름에 그저 몸을 맡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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