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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1.06 강릉치기 by Car in a Day
2017. 11. 6. 14:37 ◐ My Ordinary Life/A journal

20171105

 

예전부터 노래를 불러왔던 강릉

머릿 속에서 '강릉' 이란 글자가 떠나질 않았고

차가 빈 틈을 타 오늘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

그 전 날, 운전 걱정 반 설렘과 기대 반으로 잠이 잘 오지 않았지만 그 덕분에 일찍 일어날 수 있었다. 5시 12분 기상으로 간단히 챙겨먹은 후, 5시 38분에 집을 나와 주차장에서 네비찍고 출발한 시간이 5시 44분

목적지는 보헤미안 영진 본점

웨이팅이 싫어 커피(보헤미안) 먼저 마시고 둘러본 후, 오후에 커피 한 잔(테라로사) 더 하고 오는 것이 나의 강릉 당일치기 계획

 

호주에 있을 때는 항상 새벽에 일하러 가야하니까 여명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했었는데, 이렇게 이른 시간에 나온 것은 오랜만이었다. 어두움과 밝음 사이 산의 경치가 환상적이어서 장거리 운전의 즐거움이 되어 주었다. 하지만 안개가 짙어 도로 선과 앞 차가 잘 보이지 않아 무섭기도 했다..

그래도 운전 삘을 받아서 차를 위해 중간 보이는 휴게소에서 멈춰야지, 멈춰야지 하면서 달리고 또 달려 평창 휴게소로 빠져서 아침을 먹으려고 했는데... 순전히 커피를 빈속에 마실 수 없어서, 커피를 마시기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아침식사를 위해 들른 것이다.

심장을 들었다 놨다한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지갑을 잃어버린 것!!

목줄에 걸다가 빠졌는지 만지다가 보니 없었다! 거기에 카드와 현금 다 들어있어서 잃어버리면 통행료도 못낼 판이었다.. 패닉 상태로 음식 판매대 직원분, 청소 아주머니분 한테 물어보면서 다녔는데..정말 다행히도!!! 발견하신 분이 계산대에 맡겨 놓아서 찾을 수 있었다!!! 아침부터 가슴을 철렁이게 했던 사건이었지만 아침이라서, 인적이 드문 아침이라서 천만다행이었고 오늘 하루 조심하라는 신호로 생각하기로!

그렇게 북강릉 톨게이트로 빠져나와 달리니 보이는 영진 바다! 오랜만에 바다 보니 신나서 이때부터 기분 업업. (근데 오랜만인가? 한달만인데? 무튼) 네비가 시키는 대로 카페가 있음직하지 않아보이는 산 골목길을 따라 가다보니 보이는 글귀 Bohemian! 오 맞게 찾아왔구나 ㅎㅎ 9시 5분쯤 드디어 보헤미안 영진 본점에 도착!

 

아침 일찍 갔더니 커피 두 잔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Very Good!

오는 길 보였던 근처의 도깨비 촬영지 한 번 봐주고 사천진항까지 달려 테라로사 커피공장으로

 

저멀리 익숙한 빨간 등대가 보인다

 

바다 색깔 예뻐서 혼잣말로 멋지다, 예쁘다 소리내며 구경 ㅋㅋㅋ

 

사천진의 낚시 포인트?

 

이끼는 멋지지만 쪼리로 들어가기엔 바위가 미끄러워서 바라만 보기로

 

긴 해안을 따라 늘어선 빌딩들과 바다 색이 골드코스트를 연상시켰다

물론 빌딩도 더 낮고 적고 해안 길이도 더 짧지만 분위기 덕분에 문득 호주가 떠오른다

 

 

테라로사에서의 피칸 파이와 커피 한 잔

 

밖에 앉아서 안보다는 조용해서 좀 더 앉아있고 싶었지만 가고 싶은 곳을 다 둘러보기 위해서는 한 곳에서 오래 지체할 수가 없어, 나머지 계획만 대충 정하고 다시 이동해야 했던 점이 약간 아쉽다

동선을 고려해 중앙 시장 먼저 갔다가 강릉항 쪽 안목해변 쪽을 가서 경포대까지 바다를 따라 올라갔다 집에 가기로 결정

 

 

중앙 시장 공영 주차장에서 차 나오는 거 보고 앞에서 기다렸다가 세우고 (모르는 곳에서 주차하려고 헤매기가 싫어서 돈을 내기로) 구경 다니는데 모자 호떡 줄이 눈에 띄었다. 줄 서기 싫어서 제꼈다가 결국 밥먹고 돌아오는 길에 사먹었다는 ㅋㅋ

 

오기 전에 알아봤던 맛집 중에 버거, 돈까스 다 헤비하게 느껴져서 떡볶이 집으로

 

강릉시내에서 꽤 유명한 듯한 떡볶이집

 

사람이 많았는데 테이블 수는 많지 않았다. 한 15명에서 최대로 해서 20명까지는 안 될라나?

 

떡볶이 1인분(2,000) + 튀김 1개(500)

배가 많이 안 고파서 1인분만 간단하게 시켰는데 여기는 기본 떡볶이 조합이 떡, 어묵, 순대, 삶은 계란이다. 계란 빼고 받았는데 이게 오묘한게 카레 향이 꽤 많이 난다. 맛은 카레 맛이 별로 안 나도 후각적인 효과가 괜찮은 듯. 어묵도 저렴이가 아니라 두툼. 굵은 가래떡 덕분에 양이 적어보여도 은근 배가 불러오고 적당히 맵고 괜찮았다. 근처 살면 시장이랑 묶어서 올만해 보인다. 고등학생 때라면 종종 왔을듯한 집

 

매운걸 먹으니 시원한 게 땡기네? 하면서 아이스크림 호떡집으로 가보니 줄이 더 늘어난 느낌. 그래도 서보자 해서 서있는데 줄이 빨리 줄지를 않는다. 한 2,30분 기다린 후에야 살 수 있었다

 

역시 방송 타면 그 여파가 대단한 듯

밤도깨비 사진이 크게 여기저기 붙여져 있다

 

아저씨께서는 열심히 호떡을 구우시고, 그 옆에서 아주머니께서 커팅 및 담고 계산까지 하신다. 잠시도 쉴 틈이 없이 계속. 힘드실 듯..

 

그래도 기다려서 먹기를 잘한 느낌. 아이스크림과 호떡의 조합이 괜찮다! 호떡의 열기를 아이스크림이 식혀주고 달달하니. 물이 약간 생기기는 하지만 먹을 만 했다

 

만족스러운 점심 식사(?)를 뒤로 하고 주유하러!

검색하니 1450원대가 있어서 가는 길에 넣기로

 

 

강릉항 쪽 가서 안목해변으로 가는데 안목해변에서 극심한 정체가.. 카페 거리로 차가 늘어서서 빠지지를 않는다. 우회전하면 카페 거리, 좌회전 하면 해안 도로인 로터리에서 해안 도로로 빠졌다

안목해변에서 경포해변으로 가는 길 얼마 못 가 중간 호텔 공사 지점에서 도로가 끊겼다. 국도 잠깐 달리다가 다시 해안 도로로 내려가서 가는데 이 쪽 도로는 바다도 잘 안 보이고 그닥이었다. 헌화로를 알아왔었는데 거기까지 갈 시간이 부족하여 여기를 달렸는데 주문진, 영진해변, 사천진해변 이 쪽 도로가 더 풍경이 좋다

나중에 헌화로 가봐야지

 

경포 해변쪽에서 바다 한 번 봐주고 경포대로

 

예전 어렸을 때 왔었던 경포대를 오니 감회가 새로웠지만 큰 감흥은 없었다. 이제는 내가 커서 그런가, 다른 걸 많이 접해서 그런가, 차라리 호숫가 산책이나 자전거로 달리고 싶었다

 

요즘 단청 무늬에 눈길이 많이 간다

 

경포대 언덕에서 보이는 경포 호수가 그 너머 해변 쪽 호텔들

 

 

 

 

마지막 코스는 강릉 예술 창작인촌으로. 오죽헌 옆쪽에 공방마을이 조성되어 있는데 동양 자수박물관 건물에 전시품들이 있다

동양자수박물관 건물

 

 

공방마을의 아기자기한 카페들

전시 작품과 입주 공방들을 살짝 둘러보다가 2층 박물관은 스킵하고 (자수에 큰 관심이 있지 않고 돈을 쓰고 싶지 않고 시간도 없고) 이제 집으로 출발

 

동양미가 있는 가로등 디자인 마음에 든다

 

4시 17분 오죽헌에서 집으로 출발

평창 쪽에서 살짝 밀리다가 둔내에서 막히고 원주 부근에서 엄청 막혀서 시속 5~10km 수준으로 달리다가 저녁 6시 30분 넘어 문막휴게소로 빠졌다. 간단히 요기하고 달리는데 이어진 여주 쪽에서도 엄청 막혔다. 쭈욱 막혀서 동네 오니 9시 넘고 돌아다니다 주차하고 집에 올라오니 9시 25분쯤ㅋ

 

 

거의 16시간 동안 돌아다닌 오늘의 여정은

집 - 평창 휴게소 - 보헤미안 영진 본점 - 영진 해변 - 사천진 해수욕장 - 테라로사 커피공장 - 중앙시장 - 해변 드라이브 - 경포대 - 강릉 예술 창작인촌 - 문막 휴게소 - 집

 

* 참고: 당일치기 비용 정리

No. 내용 비용(상세) 비용(합계)
1 주유 25,000+10,000+50,000 85,000
2 먹을 거리 5,500(조식, 평창휴게소)
13,000(보헤미안 영진)+11,000(테라로사)
2,500(중식; 떡볶이+튀김)+1,500(아이스크림호떡)
6,000(석식, 문막휴게소)+5,000(호두과자)+1,600(과자)
46,100
3 통행료 11,200+10,700 21,900
4 주차 1,500 1,500
5 합계 154,500

 

 

돈 쓸 때는 몰랐는데 정리하고 보니 상당한데?! ㅋㅋㅋ

주유는 중형차 기준인데, 많이 나오긴 했다. 우선, 집에서 보헤미안 영진까지 231.2 km 달렸고, 오죽헌에서 집에 오는건 219.8 km 에다가 강릉 내에서 탄 것까지 치면 최소 470, 480 km는 달린 것 같다. 그래도 버스로라면 저런 일정으로 다니기가 힘들었을 거기 때문에 만족.

먹기도 많이 먹고, 원하던 카페도 다 가고, 가보고 싶었던 곳에 대한 미련도 떨쳐버린 이번 당일치기 여행. 이걸로 여행 병을 잠시나마 떨어 뜨릴 수 있을 것 같다. 당분간 여행은 서울과 수도권으로만 가는 걸로. 겨울 동안은 어디 멀리 안 가도 될 것 같다. 오늘 꽉 찬 일정으로 자유를 만끽하며 다녀왔으니 :D

 

posted by 드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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