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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2.17 405th.D_Got Stressed Out

20160217

 

지난주 일요일 처음으로 혼자 일을 하였다

아침마다 하루에 해야할 일들을 목록으로 종이에 적어 놓는다

그 날 종이에 없는데, 다음날 필요한 거라 만들어야 해서 그거 만드느라 1시간~ 1시간 30분 정도 늦게 끝났다

쉐프랑 같이 일해서 일 끝나고 그거에 대해 말했더니

나 트레이닝 시켜준 애가 말 안 했냐고 오버타임 안 쳐준다고 했다

근데 나는 종이에 없는거 만드느라 늦게 끝난거라고 하니까

 

쉐프 왈, 그럼 너는 이 종이에 있는게 8시간 분량으로 보이냐?

나 왈, 나는 오늘 처음이었다

쉐프 왈, 그래도 만드는 거는 너의 일 중 일부다

 

열통이 터진다. 로스터에는 7시간으로 돼있었고 근데 8시간 얘기 꺼내고. 그리고 일부인데 어쩌라고 그거를 종이에 적어줘야지. 내 머리로는 이 논리가 이해가 안 된다.

처음이니까 당연히 일이 손에 안 익었고 배워야 하니까 늦어지는거고 새로운 사람 뽑았으면 그걸 감수하고 가르쳐주고 해야지. 도대체 이게 무슨 개X같은 논리인지 이해 불가.

그리고 쉐프인 지가 날 뽑았으면 일주일에 일 몇 시간 하고 오버타임 안 쳐주고 등 기본적인 거는 다 설명을 해줘야지 그걸 왜 내가 다른 사람한테 물어서 들어야 되는건지도 이해 불가.

아무튼 이 때 이미 빈정 상함

 

 

그리고 오늘, 이틀 데이 오프 후 출근했는데, 목록이 겁나 김

아침에 샌드위치 만드는데 계속 중간 중간 끊어가며 나를 가르침

아직 손에 안 익어서 멀티가 힘든데 집중할라 하면 끊고 끊고

이것도 짜증났는데 오늘도 1시간 늦게 끝났다. 또 목록에 없는거 만드느라..

이게 어제 일한 애가 뭐 만들어야 되는지 쉐프한테 말하면 쉐프가 목록에 적어놓는 건데 안 말해서 안 적어놓은 것. 즉 어제 일한 애의 실수

이것도 나의 일부인가?

 

정말 열 받는다

내 사수(?)한테 들어보니 나랑 시급 똑같음. 근데 걔는 자기 나라에서 Pastry Chef로 일하다 온 애라서 오늘 쉐프 안 나왔는데 그 일을 다 할 정도로 전문적이고 일도 빠르고 야무지게 잘하는데 나랑 시급이 똑같다니..

그리고 시급도 처음 시작한 시급 그대로 란다. 내가 왜 안 올랐냐고 하니까 처음엔 올려준다 했었는데 안 올려줬단다. 일한지 6개월이 넘었는데. 그런데 아마 지금은 캐쉬로 돌렸는데 시급이 같으니까 올라간거나 마찬가지 인듯

얘도 오늘 고객이 special order해서 늦게 끝났는데. 얘는 이제 비자가 얼마 안 남아서 그냥 포기하고 일하는듯. 얘가 하는 말이 그래서 더 빨리 일해야 된다고. 오버타임 일하기 싫으니까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는건지 뭔지 모르겠다. 빨리 일을 한다해도 사람이 한계가 있는 것이고 자꾸 special order며 일 중간 중간에 변수가 생기는게 키친 일인데 그런거는 쳐주지를 않으니까

페어워크에 확 신고해버리고 싶음.. 페어워크 홈페이지 보니까 아침 7시전, 토요일, 일요일 다 엑스트라로 몇 불씩 붙여서 줘야 하던데 최저시급에서. 오버타임은 말할 필요도 없고

 

 

 

아무래도 다음 데이오프 때는 다시 이력서를 발로 뛰면서 돌려야 할 듯!

이 일에, 여기에 적응되서 안주하고 싶어지기 전에 이력서 돌려야 겠다! MUST!

얘 시급이 나랑 똑같고 안 올랐다는 거가 충격적임...... 그리고 쉐프가 employee들을 respect 안 해주는 거 같아서 이미 빈정 상해가지고

 

 

하아 그런데 컨디션 좋은 데는 워홀러를 안 뽑으려 함... 이게 현실. 죄다 permanent만 지원하라고 아예 공고에 써놓고. 내 영어가 카페 올라운더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것도 현실이고 ㅜㅜ

그래서 이제는 이런 생각까지 듬. 내가 100여통 넘게 돌렸는데 여기랑 다른 한 군데만 연락왔는데 연락 온 이유가 다~ 있구나 싶다. 애초에 아시아인 워홀러 뽑을라 했는데 딱 내가 아다리가 맞았던거지

회사 면접 보듯이 겁나 까다롭게 면접 보고 나서 이런 대우를 받으니까 그냥 여기가 너무 위선적으로 느껴지고 정이 안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시급 보장받으면서 일하는 워홀러들이 있으니까

우선 도전은 해봐야지!!

ㅠㅠ

 

 

 

여기는 아는 한국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이렇게 블로그에 쓰게 된다. 근데 정말 너무 한 것 같아.. 아시아인들 많은 곳은 안 좋은 데라는 걸 농장에 이어 또 느낀다. 손 빠르고 야무진 아시아인들의 노동력을 싼 값에 부리면서 영어도 잘 안 되니까 막 따지지도 못하고, 또 묵묵히 성실히 일하니까 업주 입장에서는 좋겠지

이게 업주 입장에서 돈도 아끼고 이익이 되는 선택이란 것을 알지만 나는 일하는 사람의 입장으로서 호주가 미워질라 한다

그래도 멜번은 밉지 않아서 멜번에서 좀만 더 뻐겨보고 싶으니까 우선은 여기서 일하면서 다른데 알아보고 안 되면, 그냥 여기 다니면서 열심히 멜번 구경다니고 다른 데로 뜨던가 해야지. 어찌해야 할지 또 선택의 기로에 놓일 것 같은데 결정을 빨리 내려서 현명하게 행동하자!

괜히 여기에 적응되서 밍기적 거리지 말고! 시간을 소중하게!

 

posted by 드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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