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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1.25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 무라카미 하루키> 170124
2017. 1. 25. 23:18 ◑ Got impressed/By books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랑 이 책, 두 권 읽어 보았다. 상실의 시대 등 읽어보고 싶은데 도서관에서 인기가 많아, 아마도 예약을 걸어야 할 듯.

제목이 흥미롭고 여행 책이라서 선택

<낯선 땅에 홀리다>에 이어 역시 작가들은 다르구나 하고 또 느끼게 된 책

내가 여행하면서 느끼고 깨달았던 것들을 이들은 글로써 표현하여 책에 써놓은 것이다. 정말로 다 내 머릿속, 가슴속에 있지만 명쾌하게 표현을 못했던 것들을. 물론 그러니 나는 작가가 아니겠지만서도. 감탄을 하게 된다ㅋㅋ

 

 

자,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단 말인가? 좋은 질문이다. 아마도. 하지만 내게는 아직 대답할 말이 없다. 왜냐하면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지금 라오스까지 가려는 것이니까. 여행이란 본래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라오스(같은 곳)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라는 베트남 사람의 질문에 나는 아직 명확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내가 라오스에서 가져온 것이라고는, 소소한 기념품 말고는 몇몇 풍경에 대한 기억뿐이다. 그러나 그 풍경에는 냄새가 있고, 소리가 있고, 감촉이 있다. 그곳에는 특별한 빛이 있고, 특별한 바람이 분다. 무언가를 말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귓가에 남아있다. 그때의 떨리던 마음이 기억난다. 그것이 단순한 사진과 다른 점이다. 그곳에만 존재했던 그 풍경은 지금도 내 안에 입체적으로 남아있고, 앞으로도 꽤 선명하게 남아있을 것이다.

그런 풍경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쓸모가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결국은 대단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한낱 추억으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원래 여행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인생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한때 주민의 한 사람으로 일상생활을 보내던 곳을 세월이 한참 흐른 후 여행자로 다시 방문하는 기분은 제법 나쁘지 않다. 그곳에는 당신의 몇 년 치 인생이 고스란히 잘려나와 보존되어 있다. 썰물이 진 모래사장에 찍힌 한 줄기 발자국처럼, 선명하게.

그곳에서 일어났던 일, 보고 들은 것, 그때 유행했던 음악, 들이마신 공기, 만났던 사람들, 주고받은 대화. 물론 개중에는 즐겁지 않은 일과 슬픈 일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좋았던 일도, 그다지 좋다고 할 수는 없는 일도 모두 시간이라는 소프트한 포장지에 싸여, 당신 의식의 서랍 속에 향주머니와 함께 고이 담겨 있다.

 

 

별책인 <그곳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열 가지 시선, 열가지 발견>도 괜찮았다! 

 

'그 곳에 다시 돌아가고 싶어?'

그런 질문을 받곤 한다. 그곳이 폼페이 같은 대단한 유적지도 아니고 가도 내가 머물때의 풍경과는 분명 다를 것을 알기에 나는 가고 싶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가끔 이곳의 삶이 견디기 어려울만큼 답답하고 너무 많은 약속과 믿음으로 가득찰 때면, 날 고독하고 이방인으로 만들었던 회색 비와 우박이 내리는 아이슬란드를 그리워한다.

 

여행은 흔히 견문을 넓혀준다고 한다. 견문은 비단 여행지에서 오는 것만은 아니다. 여행과정에서 내가 지금껏 보고 들어왔던 것들이 얼마나 편견에 가득차 있었는지 깨닫는 데서도 찾아온다. 그 편견을 마주하지 않으면, 깨려고 애쓰지 않으면 견문은 그저 추억담에 불과할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나 자신을 직면하고 내 내면의 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이기 위해서 여행을 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렇게 제멋대로 보고 싶은 대로 보고,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오해하고 산다. 그게 인생이다.

 

 

나중에 멜번을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어떤 기억들이 강하게 남아 나를 반겨줄런지 벌써부터 궁금해지고 설렌다

 

 

P.S 으악, 라오스 너무 가고 싶다ㅠㅠ 원래부터 내 맘속의 아시아 중 제일 가보고 싶은 나라 1위인데 이 책을 읽으니 그냥 떠나버리고 싶네? ㅋㅋㅋ 그치만 2년 후로 미뤄놓겠다. 더 즐길 수 있도록!!

 

posted by 드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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