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13
글 쓰고 다음 날 전화 면접을 얼떨결에 보게 됨. 이력서 낸 다음 날 전화가 와서 면접을 보리라고는 생각도 안했어서 당ㅋ황ㅋ
첫 질문이 자기네 베이커리에 대해 아는 것을 말해보시오.
엥??? 아는게 European Bakery 라는 것 밖에 없는데.. 그래서 이 단어 되풀이 하면서 대충 얼버무리면서 횡설수설.. 이것부터 해서 질문들이 꽤나 난이도가 있고
(왜 cooking 좋아하냐, 왜 kitchen hand 일 했었냐, 워홀은 6개월밖에 일 못하는데 다음 계획이 뭐냐, 일하면서 가장 challenge 했던 게 뭐냐, 6시 출근 어찌할거냐 등),
워낙 갑작스러웠던 터라 아쉬움이 남아서 뭔가 안 될 것같다고 생각했는데... 준비가 너무 미흡했다는 느낌.
그 다음 날인 일요일날 Lunar New Year 구경하러 시티에 나가있는데 전화 옴. 내일 Face to face 면접 보러 올 수 있냐고.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끊음. 완전 기분 좋음. 드디어 나도 첫 오지잡에 다가가는 구나 이제 돈 좀 벌어보자 싶었다
월요일 오전 전화 면접 봤던 사람이랑(알고보니 Chef) 지원서 작성하고 면접 봄. 무슨 회사 면접 보는 줄...
내 강점과 약점, 가장 즐겼던 일과 최악이었던 일 경험에 대해, love of cooking, 가장 challenge했던 일 등등 완전 디테일한 질문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답했다. 그리고 나서 답변이 굉장히 맘에 든다고 내일 트라이얼 올 수 있겠냐고 함. 그래서 오케이!
화요일 6시 15분 트라이얼 시작. 이 날 11시 30분에 다른 데서 트라이얼 있었는데.. 여기서 일 배우는데 샌드위치 만드는게 완전 내가 해봤던 일이랑 비슷하고 재밌어 보여서.. 쉐프한테 너 나 채용할 생각있냐. 그럼 나 다른 데 트라이얼 안 가고 취소하겠다 했더니 가서 사장이랑 얘기하고 나를 사장실에 불러서 같이 얘기함. 우선 트레이닝 해보자고. 나는 이 당시에 일도 마음에 들고 오지잡이라는 것에 혹해서 다른 데 트라이얼 취소하고 이 날 2시 15분까지 트레이닝을 했다... 열심히 배웠다..
(나의 선택이었지만 좀 더 약게 굴어야 했음을 다시 느낀다..난 항상 약지를 못해...)
수요일 데이오프
목요일부터 오늘까지 트레이닝하고 오늘 최종 채용확정
쉐프가 I will give you a shot 이라고 함
그.런.데
첫 오지잡에 대한 나의 환상은 오늘 산산이 부서지면서 '그래 호주가 다 그렇지' 하면서 그냥 한국가야 되나 이 생각이 든다...
우선 오늘 나를 트레이닝 시켜준 남자애는 네팔애인데 여기서 일한 지 1년 됐는데 시급이 16불... 그러면서 나한테 너가 일이 필요한건 아는데 이 일 추천 안 한다고. 애가 시급에 불만이 많이 있었고 일도 힘들다고 하면서..(정말 하는 게 많다.. 정말 정말 정말.. 얘가 매일 매일 배워야 된다고 하더라)
안 그래도 어제 처음으로 혼자 샌드위치 만들었는데 일이 좀 꼬여서 시간이 늦어졌고 익숙하지 않은데 갑자기 내던져져서 멘붕되고 해서 늦어졌는데 쉐프가 오더니 빨리 해야 된다고... 아니 하루만에 이런 말 하는거 자체가 안 그래도 어제부터 뭔가 낌새를 느끼긴 했다..
그리고 오늘 일 끝나고 쉐프가 너 써보겠다고 하면서 시급 17불이라고 하는데 매 주말 나와야 된다고
주말 페이에 대한 말은 없음.
오늘 매우 실망하고 집에 돌아와서 룸메한테 계속 퍼킹 오스트레일리아 라고 욕함ㅋㅋㅋㅋㅋ
이 베이커리가 모든 것을 다 손으로 만들기 때문에 일이 굉장히 많고 약간 장인 베이커리 같은 거고 동네에서 좀 유명하고 단골도 많고 그런 베이커리인데..
포지션도 Sandwich/Prep Chef 라서 딱 내가 원하던 카페의 샌드위치 핸드고.. 그래서 여기서 인터뷰 불러줘서 너~무 좋았고 인터뷰를 워낙 까다롭게 보고 해서.. (까다롭게 사람 뽑는 만큼 대우를 해주겠지 하고 기대했던 나의 잘못된 판단)
트라이얼에 트레이닝까지 채용되고 싶어서 열심히 했는데.. 약간 내가 숙이고 들어갔던 게 있는데.. 그게 잘못이었다.. expected salary랑 전에 일할 때 얼마 받았는지 그런거를 더 높게 말하고 적었어야 하는 거였다. 소심해서 거짓말을 잘 못해가지고...
내 가치는 내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
우선 여기가 38시간은 준다 하니까 세후 600불 언저리가 될 것 같다
세컨잡을 찾던지 아니면 여기 우선 일하면서 다른 잡을 계속 찾던지 해야할 것 같다
그래도 여기가 이름이 있는 베이커리라서 여기서 경력 쌓으면 나중에 다른 데 지원할 때 좀 있어보이긴 할 듯
근데 나는 키친에서 일하는게 싫다는 게 함정
여기는 더 그런게 퀄리티를 겁나 중요시 하는데 빨리도 해야함. 전에 일하던 데는 퀄리티따위 크게 상관없었는데. 특히 여기는 밖에 일하는 사람들이 아줌마, 아저씨들이 많고 좀만 오일 많이 넣거나 하면 와서 바로 얘기함. 호주인들 특성상. 쉐프도 일일이 다 지적하는 스타일인 것 같고. 잔소리 많고
아무튼 어제에 이어 오늘 멘탈이 많이 깨지고 있다...
정말 그냥 한국을 가야하는 건가......
부모님은 계속 들어오라고, 친구도 들어오라고 하니까 마음이 약해져 있는 상태인데 이런 실망감과 힘든 상황에 놓이니 한국 생각이 더 나는 구나...
차만 폐차 안 했어도 그냥 다른 데 어디 가거나 하는 옵션이 있는데 이건 뭐 지금 옵션도 딱히 없고...
우선 나도 will give it a shot 인데 내일 분명히 시간 안에 못 끝낼 것 같아서ㅋㅋ 내일 일이 끝날지도 모르겠다ㅋㅋㅋ
내일 잘 해야 주말에 페이 더 하냐 뭐 그런 거에 대해서 말을 해 볼 수 있을 텐데.. 오늘은 까먹어서..
우선 내가 잘 해야 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것
여기는 내가 잘만 하면 대우는 그 만큼 해줄 것 같긴 한데... 모르겠다. 내가 또 언제 이런 베이커리에서 일을 해보겠는가.
우선 Go
아직 일한지 일주일도 안 됐으니 판단하기는 너무 이르다
야라 강변 야경
이제 여기만의 매력을 점점 느끼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브리즈번 사우스뱅크는 그립다..
야라 강변 벽화
오드리 햅번+_+
바로 이런게 멜번의 매력! 내가 사는 외곽 동네에도 곳곳 그래피티들이 그려져 있다. 이걸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
'◑ Traveling around the world > 15&16 Australia 01 - 1212' 카테고리의 다른 글
422th.D_Feeling Sick A Bit (0) | 2016.03.05 |
---|---|
405th.D_Got Stressed Out (0) | 2016.02.17 |
393th.D_A Job Seeker's Life (0) | 2016.02.05 |
363th.D_At the Crossroads (0) | 2016.01.06 |
298th.D_About Time to End Bundaberg Life; Please No Worries (0) | 2015.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