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
내가 언제 호주를 떠났었나 확인하려고 집어든 일기장
작년 12월 12일 새벽 다섯시 삼십 몇 분 버스를 타고 Southbank로 가 Gold Coast 공항으로 가는 기차를 탔었다는 것이 마치 꿈처럼 아득하게 느껴지며, 붙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빨리 흘러가는 세월의 속도를 실감한다
이 때의 나는 투잡을 하면서도 저녁엔 그림 그리러 가고, 주말이나 일 사이에 도서관에 가려고 했으며, 나중에 잡을 하나만 할 때는 도서관에 꽤 자주도 갔었구나
나름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었구나
나름 열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했었구나
길 가던 언니가 너무 예뻐서 그림. 몸매 좋고 다양한 개성을 가진 언니, 오빠들이 많은 멜번 :)
공원에 앉아 그렸던 나무 가지들
그리고 사소한 것에도 감사함을 잊지 않기 위해,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자, 감사 일기를 습관처럼 썼었다. 적어 놓은 것들을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은데도 하나 하나 다 고마움을 느꼈고 의미를 부여했었다 (글씨는 휘갈겨 써서 X판.. 원래 글씨 잘 씀..ㅋㅋㅋㅋ)
반면, 한국온지 일년 차 요즘, 평일은 하루라도 짜증 안 나는 날이 없다. 출, 퇴근 길,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밀리고 밀침을 당하는 순간들, 밀쳐야만 목적지에서 내릴 수 있는 상황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렇게 겨우 버스에 앉아 집에 오면, 어떨 때는 집에 빨리 오고 싶어 입석으로 오기라도 하면, 머리로는 움직여야지 하면서 누워있게만 된다. 물론, 호주에서 막 와서 대중교통을 탔을 때보다 스트레스의 강도가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 상황에는 적응이 안 된다.
이런 지금의 단점에 지쳐 예전 생활의 장점을 떠올린다. 그 생활의 단점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시 가라면 글쎄..하며 망설일 것이지만.
그래도 타지에서 먹고 살아 보겠다고, 공부해보겠다고 노력했었는데.. 그 때의 내가 그리워진다. 이것이 맞는 표현일 것 같다. 거기가 무지하게 그립다기 보다는. 아니, 하나, 여유는 그립다. 저녁이 있는 삶의 여유.
그냥 이런 생각도 든다. 어디서나 적응은 잘하는데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찾아내는 나의 근본적인 문제 같다는.. 또, 지금 상황도 나쁜 건 아닌데 자꾸 욕심을 내려고 하니까 그런 것 같다. 저런 출, 퇴근길일지라도 고정적인 수입이 있다는 것, 주변에 있는 정말 좋은 분들로부터 배우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가족들과 같이 지낸다는 것 등 좋은 것들이 분명 많이 있는데..
귀에 스윗하게 들리는 꾸밈이 있는 언변보다는 진심이 담긴 진정성 있는 투박스러운 멋을 가진 분들, 마음을 쓰는게 느껴지는 인간적인 면을 가지신 분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매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너무나 좋다!! 이런 분들을 다시 만나리라는 보장도 없고 옆에 있을 수 있을 때 앞으로 더 잘해야 겠다! 가족들한테도 더 신경 쓰고!
이런 장점들을 자꾸 되새기며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려는 연습하며 일상을 살아가기
아주 조금은 그리운 멜번 일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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