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

 

대전에 가게 된 김에 카페 찾아보고 들르고 싶은 리스트 중 한 곳 이었던 땅거미 커피

우선, 이름부터 범상치 않다

 

평일 오후 8시 넘어서 방문

(평일은 오후 9시까지 영업)

심플한 음료 메뉴와 브라우니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판매하며 시향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빈티지한 느낌의 가구들과 무채색의 심플한 인테리어

 

브라우니 하나와 만년 커피를 주문

 

원래 브라우니는 안 시키려다 시켰는데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인생 브라우니의 맛!! 이 당시 입이 이상했는지는 몰라도, 안 달고 속이 매우 촉촉했다!! 리퀴드 스러운 고체의 질감.. 숟가락으로 깔끔하게 잘 먹었다!

 

나올 때 보니 브라우니가 몇 개 남아있어서 살까 하다가 추억 속의 아름다운 맛으로 남기고자 참았다. 만약 사가서 내일 먹으면 오늘 먹었던 맛 같지 않을 것 같아서

 

만년 커피는 콜드브루+바닐라 라고 대표 메뉴 같아 보여서 시켰는데, 커피만 마셨다면 달달하니 괜찮았겠지만 브라우니와의 조합은 그닥이었다.

 

 

 

다음에 대전에 가게 되면 꼭 한 번 들러서 블랙 커피랑 브라우니를 먹고 싶다

 

 

이것도 뭔가 귀엽고 심플하면서 카페 이름을 잘 나타낸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posted by 드쏭

2017.09

 

삼성중앙역과 선정릉역 사이 골목에 위치한 URBAN 81

요즘 인터넷에서 꽤나 핫해서 삼성동 카페 라고 검색하면 이 집이 주를 이룬다

나도 그래서 알게 된 곳

어떤 빌라같은 빌딩의 1층에 위치

요즘 잘 나가는 카페 인테리어는 거의 비슷 비슷 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여기도 위에 노출시키고 단색 벽지의 심플한 느낌으로

초록빛 생기를 더해주는 화분, 데코들

그리고 타일 모양의 의자와 테이블

옆쪽에 테라스로 되어 있다

유명한 크림 라떼 쵸코맛과 당근 케잌을 주문

바리스타분이 갖다 주시면서 절대 섞지 말라고 몇 번을 강조하셨던 크림라떼

한 입 마셔보니, 커피가 컵과 크림 사이로 마치 빨래를 꽂은 것처럼 빨려 올라와서 신기했다. 밑에 라떼 부분만 깔끔하게 마실 수 있었던, 그래서 그런가 내 기대와는 달리 커피 맛이 좀 진했다. 크림도 한 술 떠먹어 보았는데 그닥 달지가 않고(?), 커피 맛은 좋은데 커피 농도가 다소 진한 점이 약간 아쉬웠다. 달달한 음료가 땡겼기 때문에. 다음에 가면 플랫 화이트나 아메리카노를 마시리라

지금까지 먹어본 당근 케잌 중 손에 꼽힌다

우선 달지 않고 담백하면서 치즈 크림(?)이 군데 군데 박혀 있어서 촉촉함을 더 해준다. 다만 치즈 크림이 약간 많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또 먹고 싶은 맛의 당근 케잌으로 행복해진 점심 시간

 

골목 안에 위치해 있어서 조용한 동네 카페 같은 느낌인데 맛은 좋은 곳

아마 내가 평일 2시 넘어서 방문했기 때문에 조용했을 수도 있다는 점..

posted by 드쏭

2017.09

 

가까이 있고 익숙한 것에 대한 가치는 덜 소중하게 인식 되는 듯 하다

이 앞을 몇 번이나 지나쳤었지만 가볼 생각은 못 했었는데 시한을 정하고 나니 알아보게 되고 가보고 싶어졌다

 

2009년부터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로써 운영 되어 온 카페

도곡2동 주민센터 근처고 매봉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3, 4분 거리

1층에 위치해 있어서 접근성이 좋지만 골목에 위치한 지라 자가 이용은 쉽지는 않을 듯 하다

외관

내부는 이런 느낌

전반적으로 목재 테이블과 의자들, 진열대와 조명은 군데 군데 사진과 같은 조명이 있다

넓직하고 테이블도 많고 깔끔한 분위기

한 켠에 자리한 원두 샘플들

직접 로스팅한 원두 판매 사업이 활발해 보인다(?)

 

 

진열대에 자리한 케이크들

종류 별로 다 맛보고 싶다

특히 바나나 케이크는 약간 바나나 브레드를 떠올리게 하고, 블루베리는 좋아하니까 너무 먹어보고 싶었다

오늘은 유명한 스콘을 맛보러 온 것이니까 나중을 기약하며 사진만 찍었다

얼그레이 케이크도 대박 비주얼 ㅠㅠ

피낭시에도 맛있어 보이고

모든 베이커리류가 다 맛있어 보이는 곳

 

 

내가 주문한 스콘과 플랫 화이트

베이커리 종류는 진열대에 자리한 미니 오븐(?)에서 데울 수 있다

아주 좋은 방법

이 집의 스콘이 왜 유명한지 알 것 같았다

어느 식일진 모르겠지만 얼마 전에 맛보았던 근처의 Fluffy Mountain의 스콘과도 비슷한 질감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면서 으스러지는, 스콘 특유의 퍽퍽함이 덜한 질감

맛은 담백하니 괜찮았으나, 나는 퍽퍽한 것을 더 선호해서 그린 브라우니 스콘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가격과 맛, 질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았을 때

커피는 매우 순하고 부드러웠다

나는 커피 맛이 약간만 더 진했으면, 조금만 더 고소한 맛이 느껴졌으면 싶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나, 다음 번에 갈 때는 아메리카노나 다른 것을 마실 것이다. 플랫 화이트 말고

무튼 단체 방문하기도 좋고, 개인이 방문하기에도 좋고, 여러 명이서 가면 여러 케이크 시켜서 맛보기 좋고, 나는 혼자니까 몇 번 더 가서 다른 것들을 맛 보고 싶은 곳이다!

 

posted by 드쏭
2017. 8. 18. 12:51 ◑ Got impressed/By movies

 

(All images from Google)

 

영상이 아름답고 유쾌한 영화

배경이 프랑스는 물론 중년의 나이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다이안 레인, 중간 중간 앤이 찍은 사진들이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한다

 

이성과 감성 간의 충돌이랄까?

이성적인 미국여자와 감성적인 프랑스 남자의, 다소 다른 두 사람의 동행 여행

엉뚱하며 즉흥적인 쟈크, 파리에 가야 하는데 자꾸 어디를 들르고 꼭! 이걸 봐야하고 꼭! 먹어봐야 한다고 하는 모습과 다급한 앤의 대조적인 모습에서 웃게 된다

영화 속 쟈크를 통해 인생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법, 즐기는 법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나도 마치 그들과 함께 프랑스에서 로드트립을 하는 듯한 즐거움,

아름다운 풍경과 음악, 음식으로 인한 즐거움

또한 느끼고.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곰곰이 생각해보다 다른 방향으로도 생각해 보았다

혹시 파리라는 목적지를 향해 가는 중간 중간 그 여정을 즐기는 여유, 즉 우리의 인생에서도 삶의 목적 또는 목표만을 향해 달려 가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혼자만의 생각이 들었다

 

 

"Driving is only way to see a country."

                       - "I agree with you completely."

"Our problem isn't going anywhere."

       - "Yeah, that's right."

 

Paris can wa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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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드쏭
2017. 8. 4. 16:08 ◑ Got impressed/By movies

(Images from Google)

 

프랑소와 오종 이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그의 작품을 보기는 이번이 처음

깊은 감정을 느끼고 사랑, 용서와 같은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 영화였다

흑백 영화의 세련됨, 훌륭한 바이올린 연주의 시각적, 청각적인 아름다움

 

자신의 자식을 잃은 슬픔, 자식은 죽인 가해자에 대한 미움과 분노, 복수심은 전쟁에서 이긴 쪽이든 진 쪽이든 공통으로 느끼는 감정, 즉 상황을 넘어서는, 인간이라면 느낄 수 밖에 없는 감정

안나와 프란츠의 부모님이 아드리앵에게 느꼈던 감정이 안나가 프랑스의 한 레슽랑에서 프랑스인들 사이에서 홀로 독일인이 되는 상황이 전쟁에 대한 양국의 입장과 인류 보편 가치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또, 안나 역으로 Paula Beer의 연기가 뛰어나 서서히 변해가는 감정을 같이 느낄 수 있었다. 분노와 슬픔에서 약간의 호감, 분노의 풀어짐에서 다시 분노와 절망감에서 용서와 사랑의 감정을 깨달음. 이런 전반적인 감정 변화의 흐름을 잘 연기한 것 같다. (보면서 눈물이 주르륵)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슬픔을 겪더라도 인생은 계속 되는 것이니까. 흐르는 것이니까. 가해자에 대한 분노와 미움은 극복하고 용서하며 인생을 살아내는 것. 그것이 진정한 용기다

 

중간 중간 컬러 처리한 장면은 극 중 인물의 감정 변화의 계기가 되는 부분 혹은 극 전개의 변화가 이루어지는 부분을 표현해줬다고 생각한다

 

과연 나는 이와 같은 슬픔을 극복하고 인생을 다시 살아갈 수 있을까.

아직은 다행히도 이런 큰 상실감을 겪은 적은 아직 없지만 앞으로 겪게 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하니까. 어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배워나가며 성숙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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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드쏭
2017. 8. 4. 14:56 ◑ Got impressed/By movies

(Images from Google, Naver)

 

샐리 호킨스와 에단 호크의 만남 만으로도 볼만한 영화

감성적인 한국어 제목이 흥행에 한 몫을 더한 것 같다

 

버림 당할까봐, 상대방이 먼저 떠날까봐, 불안하고 무서워서 본인이 먼저 선수치며 나가라고 내쫓는 남자

뭐해달라고 하면 싫다며 투덜대면서도 결국엔 해주는, 츤데레스러운, 표현은 부족하지만 마음으로는 신경써주고 아껴주는 남자

겉은로는 센척, 강인한 척 하지만 사실 내면은 약하고 착한 남자

이런 남자를 모드가 알아보았다

아니, 서로가 알아보았고 둘만의 방식으로 소통하며 의지하게 된다

남자는 자신을 표현하지 않고 억눌려 살아왔었지만 여자는 그림을 통해 본인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므로 서로 보완이 된다

몸이 불편하고 다소 사회성이 부족한 모드지만 밝은 면이 마침내 남자의 마음을 열고, 남자도 모드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으로 잘 보살핀다

 

여기저기서 코를 마시고 입이 떨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나는 눈물만 볼을 따라 주르륵 주르륵 흘러내리도록 닦지 않고, 최대한 코를 안 마시고자 노력했다 ㅋㅋ

이런 와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안 떠나리라 믿었던 모드가 떠나고 느껴지는 빈자리와 자신이 얼마나 사랑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남자는 깨닫는다. 서로 침대에 누워 맞은 편을 바라보며 그리워하는 장면을 교차편집하고 모드가 떠난 집에 남긴 그림들을 비춰주는 연출과 에단호크의 정말로 쓸쓸한 표정. 이런 장면이 슬픈 감정을 자극시킨다. 그리고 마침내 여자에게 자신을 떠나지 말라며 마음을 표현하는 장면에서 눈물이 터지고야 만다

또, 모드의 살아있는 애기를 보러간 장면

시간이 흐르고 몸이 악화되서 잘 걷지도 못하는 모드. 진료받고 나서는 남자에게 개를 더 키우라고 하니, 남자가 난 당신밖에 없어. 하고 말하며 슬퍼하는 모습, 죽음이 가까이 다가오는 장면에서 울음이 터진다

 

제목과 포스터를 보고는 그냥 로맨틱 멜로 영화 인줄 알았는데 깊은 사랑 이야기 였다. 서로의 약한 면을 받아들이고 관계를 이어나가는 이야기

영화의 마지막에 나오는 실존 인물들 비디오 클립들이 이 영화의 스토리를 더 마음에 와닿게 만든다

게다가 아일랜드의 아름다움 풍경과 그림 작품들과 연출 구도들이 영화를 더 볼만하게 만든다

 

혹시 나중에 재개봉을 하게 된다면 꼭! 보러 가고 싶은 영화다

 

"This is one of the most memorable movies to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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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드쏭
2017. 7. 19. 14:09 ◑ Got impressed/By movies

 출처: 네이버

 

뮤지컬의 감동을 영화관에서 접하다

She Loves Me는 joe Masteroff의 책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이고 1963년에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었다. 90년대에 공연, 그 후, 2016년에 재 공연하면서 TV Series 로 Live-Stream으로 찍었었다

이 촬영본으로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영화 개봉을 한 것 같다

화면을 통해 다른 관객의 뒤통수도 조금 보이고, 박수 소리도 들리고 실제 뮤지컬 편집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우선, 캐릭터 별로 색깔이 뚜렷하고 배우들 연기도 훌륭해서 그 캐릭터들에 얽힌 자잘한 에피소드들도 재밌었고, 60년대 배경의 건물, 옷 스타일, 복고풍 배경도 볼만했다. 특히, 나는 Ilona 역을 맡았던 배우 Jane Krakowski의 연기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목소리가 굉장히 허스키한데 애교있으면서 섹시, 요염하지만 은근 순진한 역할을 잘 살린 것 같다. 중간에 코달리랑 노래하면서 춤추는 신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나도 일어나서 춤추고 싶은 흥을 불러일으켰던 신 ㅋㅋ

두 주인공이 앙숙으로 시작, 점차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사랑에 빠져가는 모습에서 설렘을 느끼고,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신나는, 밝은 에너지 뿜뿜 영화였다

유머도 있고 해서 보는 내내 미소짓고 웃으면서 즐겁게 봤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 아날로그적 혹은 복고적인 감성코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

 

나중에 엄마 모시고 한 번 더 보러 가고 싶은데 상영관이 집 주변에 없다 슬프게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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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드쏭
2017. 7. 14. 16:39 ◑ Got impressed/By books

 

보통 인간의 삶을 과학적으로, 철학적으로, 자전적인 이야기에 버무려 쓴 책

단순 에세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과학적인 수치까지 많이 적혀 있어서 약간은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그런 부분은 빨리 넘기면서 읽었다 ㅋㅋ

죽음에 대해, 한 인간의 인생에 대해 사색할 시간을 주는 책

인생을 아름답다는 식으로 포장하지 않고 민낯을 보여주는 책이다

 

 

 

 

인생에 임하는 다양한 시선들을 접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타인의 고통 속에 태어나고, / 자신의 고통 속에 죽어간다,’ _프랜시스 톰프슨

 

‘25세에는 누구나 재능이 있다. 50세에도 재능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_드가

 

통증은 불가피하지만, 고통은 선택적이다.’ _헤링 박사

 

‘20대 때에는 나와 내 세계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했고, 세상만사가 내 일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이제야 내가 강물에 떠가는 한 점 이파리라는 것을 알겠다.’ _닐 영 59세 때

 

몸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그것이 점차 관심의 대상이 되어 다른 대상들의 자리를 삼켜버린다. 아주아주 나이들고 병든 사람의 세상은 자기 몸에서 반경 60센티미터 안의 원으로 좁혀진다. 무엇을 먹었고, 배출에 어떤 문제가 있고, 통증의 진행 정도는 어떻고, 의자나 침대가 편하네 편하지 않네 하는 내용이 생각과 말의 압도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_일레인 스캐리 [고통속의 몸]

 

죽음은 악하지 않다. 오히려 악한 것들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킨다. 좋은 것들을 빼앗아가는 건 사실이지만, 좋은 것들을 바라는 욕망까지 앗아간다. 제일로 악한 것은 늙는 것이다. 온갖 즐거움을 앗아가면서도 즐거움을 바라는 마음은 남겨두고, 대신 온갖 고통을 안기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늙은 채로 있기를 바란다.’ _이탈리아의 시인이자 철학자 자코모 레오파르디

 

우리 인생은 물 위로 잠깐 머리를 내밀어,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가라앉는 것이다. 인간도 이 거대한 정글에 사는 한 동물일 뿐이다. 우리가 가진 많은 본능은 전부 동물적이다. 우리는 화가 나거나 식량이 필요해서 남을 죽인다. 아기를 낳는 이유는 그러면 기분이 좋은데다가, 우리에게는 남을 보살피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으면 자기 자신을 다시 보게 된다. “. 이러자고 내가 태어난 거구나하고 깨닫는다. 인생은 정말로 짧고 나도 곧 죽을 테니까, 나 대신 물 위로 고개를 내밀고 있을 다른 사람이라도 남겨야 하는 것이다. 그 다음엔 그저 다음 세대가 자랄 때까지 버티는 시간일 뿐이다. 그러니까 수선 피우지 말고 그냥 번식하면 된다. 종을 유지하면 된다.’ _랩 가수 아이스티

 

집착과 우울이 아버지에게는 생명력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나는 이제야 깨닫는다.

 

기존의 지혜를 의심해보라는 것, 스스로 본 시각을 고집하라는 것, 언어를 운동장처럼 생각하라는 것, 운동장을 천국처럼 생각하라는 것. 아버지는 내 입과 내 타자기에서 흘러나오는 단어들을 사랑하라고 알려주었고, 내가 내 몸에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사랑하라고, 다른 누구의 가죽이 아니라 내 거죽에 담겨 있는 사실을 사랑하라고 알려주었다.

posted by 드쏭
2017. 7. 14. 16:15 ◑ Got impressed/By books

 

공공디자인이 궁금해서 빌린 책인데

......

아무리 1판이라지만 이건 좀 심한 것 같다

......

오타가 너무나 많고 (조사 틀린 것이 특히 많음)

실린 사진들도 거의 스페인, 독일, 한국, 미국 조금? 특히 스페인에 치우쳐있었다

저자 분들께서 수집한 사진들 위주 혹은 저작권 허가를 받은 사진이겠지만 예를 들어주시려면 좋은 예들을 조금 더 폭넓게 다뤄주셨으면 더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냥 한마디로 완성도가 부족한 책이다

책을 마감시간에 쫓겨서 출판하신듯 보이는 책..

 

그래도 공공디자인의 영역? 분야에 대해서는 대충 알 수 있었다

posted by 드쏭
2017. 7. 5. 15:32 ◑ Got impressed/By artworks

 

숙제하러 예술의 전당으로!

한가람미술관 1층 카림 라시드전

도슨트 시간 (평일 11:30) 에 맞춰서 갔다

 

전시를 보기 전, 카림 라시드에 대해 유명한, 남자 성별을 가진 디자이너라는 사실밖에 몰랐기 때문에 눈에 많이 띄는 핑크들에 우선 살짝 놀랐다 ㅋㅋ

 

들어가자마자 왼편에 배치된 가구들

그만의 심볼을 이용한 서랍 장식

왼쪽의 갈대에서 영감받은 Doride Lamp

350도 돌아간다는데 실제 불을 켜서 보고 싶었다

입구의 오른쪽

저 빨간 소파와 Blobulous Chair 는 직접 앉아서 사용감을 느껴보고 싶었다

 

Global Love

카림 라시드가 실제로 평소 즐겨 듣는 곡들을 재생한다고 한다

공공의 공간 속에서 떨어져 나와 잠시 혼자만의 생각에 빠질 수 있는 공간

노래 사운드도 괜찮고, 사람들만 더 없었으면 약간 오랫동안 앉아있고 싶었다 ㅋㅋ

 

시선을 끄는 컬러와 모양에 놀이터를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이지만 밖에 설치하기엔 때 탈 것같고 무엇보다 안 편함... 엉덩이를 뒤에 붙이면 종아리 중간에서 끊기는 애매함

이 옆쪽 벽에 걸려있던 프로펠러가 우리 눈의 위치에 따라 돌아가는 것이 신기했다. 신기술인데 이 분께서는 더 정교하게 작업하신다고 함

뭔가 공상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인테리어

 

Love 와 ???

잊어버렸다ㅋㅋ 뽁뽁이인가 했더니 투명압정들로 만든 작품

한국에 애착이 있으신 편이라 Love를 선택했다고 하셨다

 

디자인이 우리의 삶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많은 의자들. 그러나 앉아볼 수 없는, 체험해볼 수 없는

디자이너는 다르긴 하다. 자신이 관찰 혹은 겪은 일상 속의 불편함을 그냥 넘기는 것이 아니라 해결 방법을 고민해 디자인 제품으로 만들어내니 말이다

쌍쌍바처럼 붙어있는 것 같기도 하고 

재질은 버켄스탁 슬리퍼 밑바닥 같기도 하고

 

별로 앉아보고 싶지는 않은 감상용 의자ㅋ

 

+ 디자인 제품 몇 가지

이 분을 스타덤에 올려줬다고 하는 소금, 후추통

일단 외양 자체는 세련되고 매끈한데 소금, 후추가 잘 나오는 지는 모르겠다

펩시콜라와의 콜라보레이션... 갖고 싶다

단순하지만 딱 적당해 보이는,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외곽선의 기울기다

 

 

그냥 이 전시회를 간다고 했을 때 누군가 나에게 말해줬던 것과 비슷하게 느끼고 온 전시다

전시 준비 기간이 부족했던 건지, 전시 경험이 부족한 회사에서 전시를 주관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여러모로 아쉬웠던 전시

전시 공간도 그리 안 넓고

그에 반해 유명세에 비례하는 티켓 값

제 값 주고 안 봐서 다행인..

 

개인적으로 아쉬운 건 디자인 전시인데 눈으로만 봐야한다는 것이었다

거의 의자가 대부분이었는데 앉아볼 수 있는 의자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

의자 디자인의 기능 중 하나가 편안함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을 느껴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차라리 전시 기간을 짧게 하고 앉을 수 있는 의자 비율을 좀 더 늘리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무튼 아쉬웠음

아무리 카림 라시드의 디자인 추구 성향이 기능 보다는 미적인 것에 더 초점이 맞춰져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더라도

 

 

 

체력이 별로 소비되지 않아서 오늘 온김에 보그까지 보고 갈란다

한가람 미술관 3층 Vogue Like A Painting

* 전시장 내 사진 촬영 불가

 

그러나, 찍어서 간직하고 싶은 사진들이 많은 전시였다 ㅠㅠ 보그에서 엄선된 사진들만 모아놓은 거라서 그런가.. 그래서 도록이라도 하나 사서 소장해야 겠다 해서 나와서 도록을 봤는데

엥?

너무 막 만드신 것 아닌가?

이건 뭐, 편집 상태며 구성이며, 사서 가봤자 거의 펼쳐볼 것 같지도 않고 무겁고 자리만 차지하고, 차라리 이 돈으로 전시를 몇 번 더 와서 느끼고 가는 게 더 낫겠다 싶기도 해서 안 삼

모쪼록 실망스러웠다..

 

오디오 가이드도 모델 설명을 그렇게 해놨던데.. 12번, 밑에 그림처럼 영감받은 계기와 어떤 식으로 제작하게 됐는지에 대한 스토리가 좀 더 많이 담겨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오디오 가이드 대여가 될 것 같다.. 처음 추억이 그닥 좋지 않아서 ㅋㅋ

인물을 담고 있지만 회화스러운 느낌이 느껴졌던 사진들

어둡고 사진 쪽에만 조명을 단 전시장 분위기도 한몫했고

각 사진에 해당하는 명화를 사진 옆 설명란에 첨부해 이해를 도왔지만 사실 명화에서 영감을 받았다니까 그런가 보다 하는거지, 이건 엮을라면 충분히 엮을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 뿐이고 ㅋㅋㅋ 그것보다는 각각 사진 그 자체가 맘에 들었다

 

#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대표 사진 몇 개들

우선, Paolo Robersi의 Kirsten, London, 1988 - 모델의 흰 피부와 얼굴 표정, 몸의 곡선이 돋보였던 사진이라 계속 쳐다보게 되었다

Grand Cornett의 정물화 사진들의 비비드한 색감이 아름다웠다

Albert Watson의 Naley, Newyork City, 2016 - 주근깨가 많은 자연스러운 모델의 얼굴에 나타나는 오묘한 표정; 스티브 잡스 프로필 사진을 찍은 작가인데 스티브 잡스가 어떻게 포즈를 취해야 하냐고 하니까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해서 찍었다는 일화. 한쪽 눈이 태어났을 때부터 실명이시라고 해서 놀랐다

David Sims의 Versailles, 2007 - 디올의 뉴룩을 연상시키는 흰 투피스를 입은 모델의 사진. 궁전의 벽이 배경인데 화려한 패턴의 벽지로 인해 사진이 밋밋하지 않았다

Tim Walker의 Lily Cole on Spiral Staircase, Whadwan, Gujarat, India, 2005 -  워낙 유명한 사진이라 본 적이 있었지만 이 사진에 담긴 작가의 일화를 들으니 더 대단하고 예술적으로 보였던 사진

Night Knight의 Amber and Shanlom, 1995 - 한 점의 유화 같았다. 모네나 빛을 이용한 화가 작품이 떠오르면서 보고 있으면 따뜻해지는 사진

Mert Alas and Marcus Piggot의 Ophelia, Hever Castle, Kent, 2011 - 전시회 홍보에 많이 이용되는 사진으로, 작가들이 쿨하게 별도 이용료 없이 포스터에 이용하는 것을 허락했다고. 흰 피부, 빨간 입술, 초록 식물의 강한 대비가 인상적인 사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대비 효과를 더 줬다고 한다

 

 

 

이 외에도 인상적이었던 사진들이 꽤 있었어서 한 번 더 시간을 내서 한적한 시간대에 방문해서 하나 하나 느긋하게 감상하며 눈에 담고, 머릿속에 이미지를 저장하고 싶다

7월의 숙제는 이로써 모두 끄읕!

숙제를 만족스럽게 마쳐서 뿌듯하군

 

 

집에 가기 전 들려본 빵집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고 발효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화학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으며 앉은뱅이 밀? 아무튼 건강에 나쁘지 않은, 식사 대용으로 할 수 있는 빵을 만든다는 모토를 가지고 있는 베이커리

선물로 빵 몇 개를 사고 나는 스콘을 먹어보았는데, 음.. 정말 밀가루 맛이었다ㅋㅋ 안 달고, 반죽을 그냥 구워낸 것 같은 맛이랄까. 내가 예전에 카페서 일하면서 스콘을 많이 만들었었는데 그때  버터 비율 맞추는 것이 중요했었는데, 이 스콘은 버터를 사용 안 했거나 매우 적게 넣은 것 같은 퍽퍽함? 스콘이라고 하기엔 조금 애매하기도. 그냥 한 번 시식으로 충분... ㅎㅎㅎㅎ

집에 사온 블루베리 밤&콩 호밀빵(?)은 호밀빵 특유의 신맛도 없고 좋았다

아마 이 빵집을 재 방문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위치가 그냥 동네 아파트 상가에 있어서 접근성은 좀 떨어지는 편이라) 빵을 건강하게 먹고 싶은 사람과 담백함을 좋아하는 사람, 근처에 살거나 자가용이 있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posted by 드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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