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관심분야가 아닌 다른 책들에 대해서도 접해볼 수 있어서 괜찮았다.
나는 원래 처음부터 끝까지, 일단 시작하면 왠만해서는 완독하는 편이라 다 읽었지만, 다른 책을 알고 싶은 사람들은 휘리릭 넘기면서 마음에 드는 구절들만 확인하며 책 이름만 확인해도 괜찮을 것 같기도. 책 뿐 아니라 영화, 노래 등 저자가 기록해놓은 문장들도 있어 좋았다.
저자가 책을 사랑하셔서 1만권이 넘는 책을 사셨다니, 그만큼 독서에 관해 나보다 훨씬 더 전문가시니 그 분이 소개해주는 책이라 더 솔깃해지는 느낌.단, DJ 셔서 그런지 우리에게 말을 하는 식으로 쓰여있는데 이건 호불호가 있을듯..
왜냐하면 업적이라는 것이 인생 전체에 걸쳐 있는 거시적 기준의 결과물이라면, 행복은 그날그날의 일상을 대하는 미시적 감정과 감각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끝나고 난 뒤, 결국 마음에 남는 것은 마지막 모습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우리가 했던 행동, 마지막 순간에 우리가 나누었던 말들이 긴 시간 동안 마음의 우물에서 계속 울려대는 것이지요.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마지막을 통과하고 있는 그때, 우리는 그 순간이 마지막이라는 걸 알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짧은 순간에요, 그 사람이 정말 얼마나 훌륭해 보이는지 몰라요. 그걸 들어올리는 데 성공해서가 아니라 한계점 근처에 서 있었다는 것 때문에요. 진짜로 위대해지는 지점은 한계선을 넘어선 이후가 아니라 그 한계선 근처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을 때거든요. 사실은 거기가 더 높은 지점인 거죠. 저 위쪽 어딘가 한계를 넘어선 존재들이 유유히 떠다니는 곳보다 더. -신의 궤도, 배명훈
우리는 더럽고 역겹지만 자신이 발 디딘 땅을 결국 떠나지 못한다. 돈도 없고 먹고살 길도 없는 것이 그 원인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우리가 이 역겨운 땅으로 되돌아오는 것은 그 역겨움이 익숙하기 때문이다. 역겨움을 견디는 것이 저 황량한 세계에 홀로 던져지는 두려움을 견디는 것보다, 두려움의 크기만큼 넓고 깊게 번지는 외로움을 견디는 것보다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설계자들, 김연수
비행기가 너무 빨라 몸이 먼저 집에 왔을 뿐이라고. 영혼이 비행기의 속도를 따르지 못해 지금 돌아오고 있는 중이라 몸살을 앓는 것일 뿐이니 영혼이 뒤따라 도착하면 나을 거라고.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체험의 추억을 가지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추억이 많으면 그것들을 잊을 수 있어야 한다. 추억이 되살아올 것을 기다리는 큰 인내가 있어야 한다. 추억이 내 안에서 피가 되고, 시선과 몸짓이 되고, 나 자신과 구별되지 않을 만큼 이름 없는 것이 되어야, 그때에야 비로소, 아주 가끔 시 첫 행의 첫 단어가 그 가운데서 떠오를 수 있다. –한눈에 읽는 현대철학, 남경태
무엇보다 사무치게 보고 싶은 마음 뒤에 확인하는 부재의 쓸쓸함.
사회적 자아가 서서히 퇴장하면서 개인적 자아가 등장하기 시작하는 때는 해가 저물고 거리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순간이니까요.
그런데 면역도 통하지 않는, 삶에서 반복해서 자주 받게 되는 상처는 어쩌면 그 사람이 삶에서 어떤 지향성을 갖고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계속해서 같은 함정에 빠진다는 것은 그 함정이 그에게 그만큼 매혹적이라는 뜻이지 않을까요. 그렇기에 분자 구조만 조금 바뀌어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구요. 이를테면, 강점이 아니라 약점이 그가 진짜로 어떤 사람인지를 더 잘 드러낸다고 할까요.
그러나 사실 아마추어에게는 예술이나 학문 자체가 목적인 반면, 전문가들에게는 수단일 뿐이다. 학문이나 예술을 가장 진지한 열정으로 추구하는 사람은 그 일 자체에서 중요한 의미를 찾는 사람, 그래서 순수한 애정으로 그 일에 매진하는 사람이다. –낭만적인 고고학 산책, C.W. 체람
“숲에서 나오니 숲이 보이네. 푸르고 푸르던 숲. 내 젊은 날의 숲.” –노래 <숲>, 시인과 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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